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오늘 우연히 부산오산종주를 처음 완주 했던 산행기를 읽다가 감상에 젖어 이 곳에 옮겨 봅니다.
장거리 산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시고 장거리 산행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보시길...^^
참고로 이 후기가 트랭글 게시판에 올라간 이후 부산오산종주가 많은 분들께 널리 알려져 장거리 산행이 대중화 되는데 이바지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글은 2013년 5월 15일 작성한 글입니다. 그래서 지금과 달라진 내용도 있습니다만 수정 없이 올립니다.
지난 금요일(5월3일) 저녁 6시 30분경에 해운대 동백역을 출발하여 장산, 산성산, 아홉산, 함박산, 철마산을 거쳐 금정산, 백양산까지 총 60여Km의 부산오산종주를 완주하였습니다.
작년 11월 10일 트랭글의 정기산행에서 부산오산종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들은 후 꼭 해봐야겠다고 결심한 이후 첫 완주를 하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인터넷으로 부산오산종주에 대하여 알아보고 11월 24일 처음으로 시도를 했습니다. 동백섬에서 장산 올라가는 길을 못 찾아 들머리부터 헤매며 올라갔던 일, 초행길이라 스마트폰의 지도만 보고 길을 찾느라 우왕좌왕 했던 일, 약수터를 못 찾아 물이 부족해 지나가던 우인께 생수 한 병을 얻어 마신 일, 문래봉에서 철마산 가는 길을 찾지 못해 결국 돌아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일 등의 추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12월 1일 두번째 시도를 하였습니다.
이 날은 동면우체국에서 이하봉으로 가야 한다는 걸 모르고 도로 따라 걸어갔었습니다.
자두농원에서 계명봉을 오르는 동안 눈이 조금씩 내리더군요. 이때만 해도 비 오는 것보다 눈 내리는 것이 덜 젖어서 좋다고 생각하며 올랐었습니다.
계명봉을 지나고 갑오봉에 도착했을 때 이번 오산종주 시도는 성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컨디션도 워낙 좋았었고 금백종주에서 장군봉만 지나면 계속 능선타고 슬슬 걸어가면 되는 평탄한 길이기에 일말의 의심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잠시 쪼그리고 앉아 갑오봉 정상석을 사진으로 찍고 일어서는 순간 눈앞의 광경은 믿을 수 없었습니다.
헤드 렌턴이 비추는 전방이 쏟아지는 눈발 때문에 눈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하는 사이 둘러보니 장군평원에 나있던 길이 순식간에 눈에 덮여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장군봉을 들렀다 계속 종주를 진행하냐 아니면 하산하냐 하는 고민도 잠시 바로 하산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곳에서 범어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을 몰랐기에 자주 다니던 고당봉을 거쳐 북문에서 범어사로 하산하게 됩니다. 내려가면서도 부산에 그것도 겨울 초입에 이 무슨 폭설이 내리는지 계속 투덜거리며 속상한 마음을 달랩니다. 결국 두번째 시도도 이렇게 실패하고 맙니다.
그리고도 이후 서너 차례 오산종주를 시도했습니다만 매번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농담 삼아 이러다 오산종주 노이로제 걸릴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번 오산종주 완주로 마음 속에 뭔가 응어리가 있는 것처럼 답답함을 이번에 풀어버리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그래서 이 기쁨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또한 앞으로 부산 오산종주를 시도하시려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타이핑을 합니다.
부산오산종주
1. 종주일시 : 2013년 5월 3일(금) 18시 30분 ~ 4일 20시
2. 날씨 : 3일 가끔 비, 흐림, 4일 맑음
3. 종주구간 : 해운대 동백역 – 장산 – 산성산 – 아홉산 – 함박산 – 철마산 – 이하봉 – 계명봉 – 장군봉 – 고당봉 – 대륙봉 – 남문 – 만남의 광장 – 불태령 – 백양산 – 갓봉 – 개림초등학교
4. 종주거리 : 59.5Km
5. 종주시간 : 25시간 25분
6. 참가인원 : Thanks to 달자아빠님
7. 등산 장비 : 페츨 집카 헤드렌턴, X3000 Q3 렌턴, 밀레 쉘러 팬츠,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 그레고리 Z55 배낭, 배낭 방수 커버, 휴몬트 505 스틱, 유니클로 후리스 자켓(보온용), 겟유즈드 에어로쿨 팬티 2, 에델바이스 x-static 쿨맥스 양말 4, 헬리 한센 폴라텍 장갑, 쿨맥스 집업 반팔 3, 긴팔 1, 나이키 드라이핏 반바지, 손수건 3, 수건, 엄브로 후드 집업 바람막이, 햄 500g, 에너지바 6, 양갱 6, 밥 한공기 정도, 선글라스, 500cc 물병, 1000cc 물병, 모자, L사 고어텍스 중등산화, 배낭 방수 커버 등
오늘은 5월 3일 금요일이다. 이주 전 오산종주를 하다 일기예보와 다른 많은 비로 하산한 후 다시 시도하기로 한 날이다. 아침부터 오늘 종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야릇한 기분 좋은 긴장감을 즐긴다. 완주하리란 기대감도 있고 이전처럼 실패할 수 도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 어쨌건 준비는 철저히 하여야 한다. 오늘 일정을 서둘러 마무리 하고 배낭 점검을 한다.
예상거리 65Km, 예상시간 24시간이다. 거리도 길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만큼 아무래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가장 먼저 먹을 것부터 확인하면 두 시간마다 행동식 하나씩 먹을 것이니 12개는 준비해야 한다. 가장 선호하는 에너지바 6개, 양갱 6개를 준비한다.
동백역을 출발하여 철마교에 이르는 31Km 거리를 가는 도중 산성산 너머 쌍다리재와 함박산 너머 곰내재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식수를 보충하면 좋다. 하지만 이번 종주의 출발시간이 18시 30분이다. 철마교 도착예정시간이 새벽 5시경이다. 그러니 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식사와 식수에 대한 대책을 따로 마련하여야 한다. 난 등산시 가장 좋아하는 식사로 햄을 꼽는다. 보관도 편하고 먹기도 좋고 땀으로 많이 배출한 염분도 보충하는 등 영양도 좋고 맛도 좋다. 처음에는 햄만을 가지고 다니며 먹었는데 밥을 가져가 먹으니 매우 만족스러워 이젠 두 가지를 같이 가지고 다니며 식사로 한다. 햄 500g, 공기밥 조금, 이렇게 준비하면 두 끼나 세 끼 정도로 충분하다. 단, 여름에는 상할 수 있으니 주의해서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아침은 철마교 편의점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점심은 남문에서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식수로는 500cc와 1000cc 물병 두 개가 필요하다. 이로서 먹을 것 준비는 끝이다.
이번엔 야간 산행 준비물을 확인한다. 집에서 나설 복장으로 겟유즈드 에어로쿨 팬티, 밀레 쉘러 팬츠, 에델바이스 x-static 쿨맥스 양말, 엄브로 쿨맥스 긴팔 티셔츠, 야구 모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등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두워질 테니 페츨 집카 헤드 렌턴과 필요시 충분한 밝기를 얻기위해 X3000 Q3 렌턴을 준비하고 조금 서늘해지면 덧입을 엄브로 후드 집업 바람막이와 춥고 바람이 많이 불면 입을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을 준비했다. 손수건을 헤드밴드로 사용하고, 중간에 밧줄을 잡거나 추위에 대비해서 할리 헨센 폴라텍 장갑과 장거리 산행인 만큼 휴몬트 505 스틱을 이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하여 유니클로 후리스 자켓을 추가로 준비했다. 등산화는 L사 고어텍스 중등산화로 종주 출발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
그 외에 내일 낮 이동 중에 사용할 나이키 드라이핏 반바지와 선글라스를 준비했다. 수건과 손수건, 팬티, 양말 여유분, 렌턴용 배터리 AAA 여유분, 라이터, 글루건용 막대 글루, 휴대폰 여분 배터리 등을 비닐 팩을 이용하여 부피와 종류별로 패킹을 했다.
그레고리 Z55 배낭에 배낭크기 만한 비닐을 먼저 넣은 다음 패킹한 장비 들을 예상되는 사용순서에 따라 잘 넣어두었다. 이렇게 비닐을 많이 사용하면 좀 귀찮기는 하지만 갑작스런 비와 땀에 대비할 수 있고, 정리가 잘 되어서 좋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또 다른 긴장감을 가지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일기예보상 20시에서 3시까지 비가 조금씩 내린다고 하는데 저번처럼 예보를 무시하고 많은 비가 쏟아질까 싶어 걱정도 좀 되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동백역에 내리니 이번 종주의 동행이신 달자아빠님이 먼저 도착하셔서 기다리시다 푸근한 미소로 맞아주신다. 기쁘게 인사를 나누고 바로 출발을 한다. 이제 시작이다.
동백역 2번 출구
지하철 동백역 2번 출구로 부산오산종주를 시작한다. 시간은 18시 34분경이다. 한 3~4분경 길을 따라 걷다 보면 7번가 피자집이 보이고 그 앞에 GS칼텍스 주유소가 있다. 이 사잇길로 들어선다. 들어서면 계단이 보이고 그 위를 올라서면 철로가 있다. 철로를 지나면 평상이 하나 있는데 여기서 다시금 산행 차림을 정리한다. 스틱을 펴고 옷과 배낭도 정비하며 마음가짐도 새로이 다진다. 서너 걸음 걷게 되면 보이는 간비오봉수대 이정표는 우리의 무사 종주를 기원해주는 듯 하다. 이 오산종주를 알게 되어 매번 시도할 때는 새벽에 출발하여 어두컴컴할 때 여기를 지났었는데 밝은 길을 갈려니 조금 어색함이 있다. 하지만 익숙한 길이기에 달자아빠님과 오늘 종주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성큼성큼 올라간다. 출발한지 20여분만에 간비오산 봉수대에 도착하였다. 불과 20여분 올라왔는데 눈 앞에 펼쳐지는 해운대의 마천루들은 장관이다. 그 높고 웅장한 건물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장난감 같다. 이런 느낌이 너무 좋다. 다시 길을 서두른다. 잠시 내리막길을 걷다 한동안은 평지다. 길의 주위에는 군부대가 있음을 알리는 여러 표지판이 보인다. 장거리를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 배분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오르막길은 천천히 가더라도 내리막과 평지는 조금씩 서둘러 간다.
어느덧 주위가 어두워졌다. 아주 컴컴하진 않고 가까운 거리는 그럭저럭 보일 정도이다. 난 야간 산행을 할 때 이렇게 적당한 어둠에 렌턴 없이 걷는 것을 즐긴다. 달빛이 비춰주면 금상첨화이다. 비록 오늘 달빛은 없지만 그래도 운치있다. 그래서 걸으며 뒤를 돌아보니 따라오던 달자아빠님은 어느새 헤드 렌턴을 켜고 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달자아빠님께 하였더니 날보고 렌턴 안가져 왔냐고 묻는다. 하하하. 아무리 내가 이상한 데가 있어도 야간 산행을 하며 렌턴을 안 가져왔으리라고 생각하다니 너무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며 길을 걷다보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 손등에 떨어진다. 조금 걱정이 된다. 한참 평지를 걷다 옥녀봉 가는 길로 접어든다. 여기서는 오르막이다. 옥녀봉 근처에서는 암벽등반도 잠시 해야한다. 힘들진 않지만 조심해서 바위를 타고 오르니 옥녀봉 정상석이 보인다. 고도 360m, 현재시간 19시 37분, 출발한지 1시간 3분이 지났다. 어두운 밤바다와 불빛을 뿜어내는 건물들이 참 조화롭다. 아마 부산 이외에서는 이런 광경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또 잠시 내리막길을 걸어 가다 보면 자그마한 체육공원이 나온다. 여기에 중봉과 정상을 가는 이정표가 있다. 길을 따라 잠시 올라가면 금방 중봉에 도착한다. 정상석은 따로 없다. 고도 400m, 현재시간 19시 46분, 1시간 12분이 지났다. 중봉에서 눈을 들어 보니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 장산 정상이 보인다. 중봉을 내려와 장산을 향한다. 오르막을 오르며 아래를 내려다 보면 부산의 자랑 중 하나인 광안대교의 미려한 S라인이 섹시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해운대의 마천루와 더불어 여러 건물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불빛 들이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어울려 아름다운 부산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이 곳에서 보는 광안대교와 그 주변의 장관은 장산 정상에서 보는 경치와 또 다르다. 자주 오지 못한다면 반드시 사진 한 컷을 남기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10월에 열리는 부산세계불꽃축제 할 때 이 곳에서 텐트치고 맥주 한 잔 하면서 구경하면 가히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 멋진 야경은 잠시 뒤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고 길을 서두르는데 비가 조금씩 더 내린다. 일단 배낭 방수 커버를 꺼내 배낭을 감싼다.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을 입고 비를 피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내리는 비가 많지 않고 입어서 흐르는 땀을 감당하는 게 더 힘들 것 같아 그대로 정상으로 향한다.
장산
이윽고 첫 번째 목적지인 장산에 도착하였다. 고도 634m, 현재시간 20시 10분, 1시간 37분이 소요되었으며 4.8Km를 걸어왔다. 장산 정상에 오르니 바람마저 예사롭지 않다. 꽤 쌀쌀한 바람과 아까보다 더 많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발아래 펼쳐진 자그마한 광안대교의 S라인과 주위의 야경들이 좀 전에 본 것과는 다르게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이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약수터가 있다. 그 곳에서 잠시 쉬기로 하고 여기선 바로 출발하기로 한다. 하지만 약수터까지 가는 길은 주로 평지와 내리막길이고 좀 어두운 곳도 많기에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을 입고 장갑도 끼고 헤드 렌턴을 착용했다. 헤드 렌턴은 필요할 때만 켜고 다니면 된다.
걸어 가며 에너지바를 하나 꺼내 먹었다. 등산을 하며 마시는 물과 먹는 행동식은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파져서 먹는 것이 아니다. 항상 습관처럼 마시고 먹어야 한다. 목이 마르다고 느낀다면 벌써 탈수 증세가 왔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또한 행동식은 먹자 마자 필요한 에너지로 변환되지 않는다. 자주 물을 마시고 시간을 정해두고 행동식을 먹도록 하자. 행동식은 한 시간 반 혹은 두 시간마다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항상 행동식 몇 개는 손이 쉽게 가는 곳에 수납하도록 한다. 나는 배낭의 허리 벨트에 있는 주머니에 채워두고 먹는다. 그리고 배낭을 벗고 쉴 때 먹고 빠진 부분을 다시 보충해둔다.
어두운 산길을 지나고 나니 군용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따라 한참 가다보면 헬기장이 나오고 능선 따라 걷다 보면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이 끝날 쯤에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
약수터에 도착한 시간은 21시 12분, 2시간 38분이 걸렸으며 이동거리는 8.6Km이다. 이 약수터가 철마교(31Km지점)를 내려갈 때까지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약수터이다. 낮에 이동한다면 중간의 쌍다리재나 곰내재에서 식사를 하고 식수를 보충할 수 있겠지만 지금 시간엔 여기가 유일하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가지고 온 물병에 물을 담는다. 사실 이 곳까지 오는 길은 여러 번 다닐 때 물을 안마셔도 충분했었기에 무겁다고 빈 물병을 가지고 왔다. 그래서 여기서 물 500cc, 1000cc 두 병을 배낭에 넣으니 갑자기 배낭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쉬면서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은 벤치에 앉아서 오른발을 왼발 허벅지 쪽에 올리고 팔을 앞으로 펴고 그 상태에서 허리를 숙여 팔이 땅에 닿도록 내리고 10초 정도를 유지하는 아주 단순한 동작이다. 이를 발을 바꿔가며 여러 차례 한다. 이 스트레칭의 효과는 여러분들이 직접 해보시고 느끼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물 한모금을 입에 머금고 이제 산성산으로 향한다. 산성산 가는 길은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니다. 하지만 내리막과 오르막이 몇 차례 반복되는 길이어서 쉽게 짜증날 수는 있다. 약수터에서 나와 길 따라 가다 보면 내리막길 아래 체육공원이 있고 여기 이정표가 있다. 체육공원을 벗어나서 길을 계속 가다 보면 산성산을 가리키는 이정표와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다. 여기서부터 한 번씩 나오는 내리막은 경사가 급한 편이니 주의해서 발을 디뎌야 한다. 내리막을 내려온 뒤 다시 오르막이다. 비는 조금 잦아 들었고 더울 것 같아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은 벗어 배낭에 갈무리 한 후 이동을 했다. 오르막을 오르며 몸에서 열이 났지만 한 번씩 불어주는 밤바람은 그 열기를 식혀주기에 충분했다. 슬슬 배도 고파오고 몸도 조금 지쳐갈 때 산성산이 이제 1Km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가 나왔다. 하지만 오르막길이다.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부지런히 올라가야지 별 수 없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니 드디어 목적지인 산성산에 도착했다.
산성산/수령산
도착 시간은 22시 29분, 3시간 55분이 걸렸다. 고도는 372m, 이동거리는 13.5Km이다.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왔지만 목적지를 생각하면 이제 겨우 1/5정도 왔다. 식사를 하기로 하고 정상의 정자에 앉았다. 정면에 기장과 대변항, 광할한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 중 쉴 때는 항상 체온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오르막을 올라 더워진 몸을 식힌다고 무턱대고 쉬게 되면 금방 체온이 떨어지게 되고 체력도 많이 소모된다. 조금 덥더라도 몸이 식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을 입고 자리에 앉아 등산화를 벗는다. 조금씩이라도 쉴 때 등산화를 벗어 양말과 등산화를 말리는 것은 발에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준비한 햄과 밥을 먹는다. 달자아빠님도 배가 고팠는지 준비한 김밥을 순식간에 비운다. 식사를 마치고 앉은 김에 잠시 스트레칭을 하고 배낭을 멘다. 여기서부터 쌍다리재는 내리막길이다. 바람도 차고 거세다. 쌍다리재까지 자켓을 입고 내려가기로 한다. 안평저수지 이정표를 확인하고 내려간다.
이번 오산 종주에 아주 급격한 내리막이 몇 군데 있다. 여기와 아홉산에서 함박산 가는 도중에 만나는 내리막, 함박산 정상에서 임도로 내려서는 내리막, 철마산 서봉에서 철마교로 내려가는 내리막이다. 이 중 당연 으뜸은 철마산의 내리막이다. 하지만 이 곳의 내리막도 스틱이 없다면 길에 설치 되어 있는 밧줄을 잡지 않고 내려가기는 만만한 일이 아닐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내리막을 내려오고 나면 곧 이어지는 곳이 영락공원 공동묘지이다.
이번 종주를 야간에 시작하며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월하의 공동묘지’였다. 나름 운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은 구름이 너무 많아 달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비라도 좀 더 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영락공원을 터덜터덜 내려가면 쌍다리재가 나온다.
쌍다리재
쌍다리재에 도착한 시간은 23시, 4시간 26분이 걸렸다. 이동거리는 14.7Km이다. 쌍다리재는 반송과 기장을 연결하는 국도이고 이름처럼 예전에 쌍다리가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이 곳에 식당이 몇 군데 있으니 종주계획을 하시는 분들은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은 보행자 작동 신호등이다. 마냥 기다리지 말고 신호등 지주에 있는 보행자 버튼을 누른다. 곧 지나다니는 차들이 멈춰 서고 길을 건넌다. 여기서부터 한동안 오르막이 계속된다. 입고 있던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걸음을 재촉한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곧 기독교 공동묘지인 부활동산이 나온다. 역시 달도 없고 비도 내리지 않아 그다지 운치 있진 않다. 공동묘지를 지나 너른 평야가 나온다.
그리고 눈앞에 꽤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하나 보인다. 예전에 지날 때 기준점으로 삼았던 커다란 물통이 보이지 않아 길을 좀 헤메었다. 배낭에서 X3000 Q3 렌턴을 꺼내 켜고 길을 찾는다. 확실히 야간 산행시 이렇게 밝은 렌턴이 추가로 필요하다. 산길을 확인하고 봉우리를 오른다. 제법 가파르기에 땀을 많이 흘린다. 봉우리 정상에는 꽤 큰 아름드리 나무가 태풍에 휩쓸렸는지 넘어져 있다. 길을 따라 잠시 내려오면 정자가 보이고 임도가 나타난다.
이 임도는 일광산 테마임도 산악자전거도로이다. 이 임도길은 곰내재까지 연결되어 있다. 종주를 하는 분들 중 힘에 부치는 분들은 산을 넘어가지 않고 임도 만으로 곰내재까지 가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종주를 한다는 건 무엇보다 자신과의 약속이니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길 바란다. 물론 불가피하게 임도로만 가야하는 길들은 갈 수 밖에 없지만 그 외 산길이 있는 곳은 제대로 산길로 가도록 하자. 물론 다수의 회원들과 같이 종주를 하는 경우라면 힘이 부치는 회원들은 필요에 따라 이 임도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정자에 앉아 잠시 쉬며 스트레칭을 하고 아홉산을 향해 길을 나선다. 아홉산을 가는 길은 임도를 따라가다 보면 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산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안 된다. 명심하자 우리는 종주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다.
산을 올라 잠시 가다 보면 평상과 벤치가 나온다. 잠시 벤치에 앉아 동해 바다를 바라다 본다. 저 앞에 보이는 것이 고리 원자력 발전소이다. 오르막길을 올라 한참을 가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다시 임도와 만난다. 아까 산길로 접어들지 않고 임도를 걸어 왔다면 더 편하게 왔겠지만 아쉬움이 남으리라. 이정표를 확인하고 길을 따라간다. 임도를 잠시 올라오면 아홉산 이정표가 보인다. 이 곳 아홉산 이정표는 직진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길 따라 조금 들어선 후 바로 위로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 아홉산 오르는 길이 참 그렇다. 힘들다. 한참을 비탈길을 올라가면 나를 반겨주는 것은 바닥에 떨어진 아홉산 팻말이다. 뭔가 좀 서글프다. 고생해서 올라 왔는데 고작 날 반겨주는 것이 떨어진 팻말이라니, 그것도 고작 고도가 360m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더욱 그러하다.
아홉산
아홉산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44분, 6시간 10분이 걸렸다. 이동거리는 19.9Km이다. 아홉산 정상에 서서 함박산 2.7Km 이정표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서도 길 따라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꽤 가파른 길이 나온다. 어두운 만큼 조심해서 내려간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나면 다시 임도와 만난다. 편한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등산 하다 쉬기 좋은 정자가 있는 너른 공터가 나온다.
우리는 함박산 오름길 입구에 있는 정자에서 쉬기로 하고 길을 재촉한다. 조금 더 임도를 따라 가면 다시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물론 임도를 따라 계속가면 함박산 오름길로 나오지만 산길을 따라 오른다. 이윽고 함박산 오름길에 있는 정자에 도착했다. 요기를 하고 젖은 티셔츠를 갈아 입는다. 신발을 벗고 양말도 갈아 신는다. 장거리 산행에서 양말을 갈아 신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항상 충분한 여유분의 양말을 가지고 산행하도록 하자. 잠시간의 휴식 후 곧 함박산을 향해 올라간다.
등산시 보법은 11자와 1자가 기본이다. 평지나 내리막길에서는 11자로 자연스럽게 걷고, 오르막길에서는 1자로 두 발을 조금 교차하며 걷는 것이 안쓰던 근육을 사용하여 발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오르막길에서 이러한 1자 보법(흔히 호랑이 보법이라고 한다)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계단을 올라갈 때 의식적으로 각 발을 몸의 중심에 놓으면서 걸어보길 바란다. 분명 더 편안함을 느낄 것 이다. 발바닥 역시 자연스럽게 벌려지거나 오므라지게 서는 것이 아니라 11자로 똑바로 하고 걸어보라. 발을 들 때는 발가락을 먼저 들어올리는 느낌으로 발의 앞부분 먼저 들고 뒷굼치를 들며, 발을 땅에 디딜 때는 뒷굼치부터 닿도록 한다. 발의 앞부분을 들 때는 가급적 높이 드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나무 뿌리나 돌 뿌리에 걸리는 일이 줄어든다. 그리고 이러한 동작은 등산시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항상 의식하고 걷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이다. 분명 전보다 발걸음이 가볍고 리드미컬하게 걷는다는 게 느껴질 것이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자신의 오래 신은 신발의 밑창을 보면 발의 바깥쪽, 혹은 발의 안쪽이 더 많이 닳아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신었더라도 그 밑창의 바깥쪽과 안쪽의 차이가 적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오래 걷더라도 덜 피곤하다. 흔히 내전, 외전으로 부르는 이러한 증상은 내가 확인한 바로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 이런 내전 혹은 외전이 심한 경우 새신발로 걸을 때는 어느 정도 바른 자세가 유지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발의 밑창이 닳게 되면 자세가 더욱 기울여져서 걷게 된다. 자신의 신발 밑창의 어느 부분이 많이 닳았는지 항상 의식하고 걸을 때마다 주의를 하면서 걷는게 좋다. 매번 자신의 걸음을 의식하는게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걸을 때 자신의 앞사람의 발 뒷꿈치를 보는 버릇을 들이면, 자신의 자세를 교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보법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호흡법이다. 등산을 할 때 생각보다 큰 산소를 필요로 한다. 특히 오르막에서는 더욱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단순히 코로만 숨쉬는 것으로는 필요한 산소를 모두 얻을 수 없다. 코와 입을 동시에 이용하여 호흡을 하여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도록 하자. 호흡법의 경우 두 번 들이 마시고 두 번 내 뱉는 것이 좋다느니 길게 들이 마시고 길게 내쉬는 게 좋다느니 또는 발걸음 한 번에 들이 마시고 또 한 번에 내쉬는 것이 좋다라는 등 여러 의견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긴 시간을 등산하면서 한 가지 호흡법으로만 이용하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 앞에서 언급한 모든 호흡법을 다양하게 사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은 숨을 들이 마신 만큼 충분히 내뱉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보법과 마찬가지로 호흡법도 리드미컬하게 하여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무리 없이 지속할 수 있다.
그리고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오르막을 오를 경우 몸이 앞으로 조금 기울여 걷게 되지만 평지나 내리막에서는 항상 몸을 바로 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걸으면서 종종 팔, 어깨, 허리, 다리 등 모든 부분을 조금씩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등산할 때 또한 주의하여야 할 점은 발을 내디딜 때는 그 위치가 안전한가 확인 하는 것이다. 낙엽이나 얼음, 진흙길 등이라 미끄러지지 않을지, 내딛는 위치중에 가장 안전한 위치가 어딘지 계속 확인하며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그리고 시선은 발밑을 항상 주시 해야하지만 또한 조금 더 앞을 보아야 한다. 산길은 항상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그래서 그 여러 갈래길 중 어디가 가장 짧은 거리이며 안전한 길인지를 잘 판단하고 걸어야 한다.
함박산 오름길은 꽤 가파른 경사를 가지고 있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오르막에서는 1자 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자연스럽게 내디디며 걸어 올라간다. 드디어 함박산 정상에 도착했다.
함박산
도착시간은 2시 7분, 지금까지 7시간 33분 걸렸다. 이동거리는 22.9Km, 고도 458m이다. 함박산 정상석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대신 치마산이라는 정상석이 대신하고 있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곰내재로 향한다. 곰내재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인데 역시 꽤 가파른 길이다. 스틱을 적당한 위치에 찍어 가이드 삼아 몸을 이동한다. 절대 스틱에 몸무게를 실어 지탱하는 식으로 스틱을 이용하면 안된다. 한참을 내려와서 임도에 들어선다. 잠시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곰내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정표를 따라 들어선다. 걷다 곧 완만한 내리막을 따라 걷다 보면 곰내재다. 이 곳에도 식당이 있으니 낮에 이동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란다.
이제 다시 문래봉으로 올라간다. 문래봉으로 가는 길 역시 만만치 않은 오르막이다. 형제복지원을 옆으로 지나쳐 길따라 올라간다. 계속 길따라 오르면 문래봉 올라가는 길을 지나치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서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다 보니 계단이 나온다. 계단도 차곡차곡 1자 걸음으로 올라간다. 드디어 문래봉에 도착했다.
문래봉
도착시간은 3시1분, 8시간 27분이 걸렸다. 고도는 510m이고 24.9Km를 걸었다. 바닥의 정상석은 깨져있고 누군가가 평평한 돌에 펜으로 문래봉을 알리는 표시를 해 두었다. 이제 소산벌마을까지 한참을 내려가야 하기에 쌀쌀한 바람을 피하기 위해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프로쉘 자켓을 입었다. 어둠 속에서 길을 헤치며 조심해서 내려간다. 소산벌마을에서 소두방재 이정표를 따라 오르며 자켓을 벗었다. 산행을 조금이라도 쾌적하게 하자면 벗었다 입었다 부지런해야 한다. 한참을 올라 망월산과 중리의 갈림길이 나온다. 이제 철마산 정상도 머지 않았다. 중리 방향이 철마산 쪽이다. 정상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에 갑자기 힘이 샘솟는다.
가다 보니 당나귀봉이라는 정상석이 있다. 해석이 무슨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이란다. 좀 어이가 없는 봉우리 명칭인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별 신빙성 없는 단체에서 지은 이름이라 하였다. 길을 계속가다보면 임도가 나온다. 아까 소두방재 이정표를 따라 올라오는 산길 옆으로 나있는 임도와 연결되는 길이다. 임도 너머에 있는 이정표를 따라 가다 보면 그렇게 오래지 않아 철마산 정상에 도착한다.
철마산
시간은 벌써 4시 43분을 지나고 있다. 28.4Km를 10시간 9분동안 산행을 했다. 철마산의 고도는 605m이다. 달자아빠님 휴대폰으로 깜상형님의 전화가 왔다. 우리가 걱정이 되어서 이른 새벽부터 연락했으리라 생각되었다. 산정상에서 전화가 원활하지 못하여 문자를 주고 받으며 철마산 서봉으로 향했다. 어느덧 하늘이 밝아오고 있다. 너무나 상쾌했다. 비록 날씨가 흐려 멋진 일출을 만날 순 없었지만 밤을 새어가며 산행을 하며 맞는 새벽은 새로운 힘과 희열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이도 잠시 서봉에서 철마교를 내려가는 내리막을 내려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욕이 나오리라.
이 내리막길은 매우 가파르고 길다. 이번 종주에서도 혹여 어두울 때 이 길을 내려오게 될까 무척 걱정을 했었다. 추후 처음 이 길을 내려오게 될 분들은 미리 마음의 각오를 하고 내려가시길 바란다. 물론 무릎이 안좋으신 분들은 무릎 보호대나 파스를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다.
한참을 내려오면 죽림이 나온다. 참 반갑다. 이 죽림을 벗어나면 다 하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을로 접어들어 내려오다보면 도로가 보인다. 길따라 가다보면 저 앞에 GS25 편의점이 보인다. 이 곳이 철마교이다. 대충 계산하면 이 철마교가 부산 오산종주에서 1/2 지점이다.
철마교
지금 시간은 6시 6분, 31.3Km를 11시간 32분간 걸었다. 예상보다 1시간 가량 더 걸린 것 같다. 하지만 야간에 궂은 날씨와 어둠을 헤쳐온 걸 감안하면 정말 잘 온 것 같기도 하다.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과 파워에이드 한 병과 막걸리 한 통을 샀다. 컵라면이 익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에게 양해를 구하고 수돗가를 찾아 세수를 했다. 아주 좋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우리가 해운대에서 출발하여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아주 놀라신다. 그러며 고생했다고 볶음김치를 하나 주신다. 내 생각에는 고생했다고 주신 것 보다 달자아빠님이 잘 생겨서 주신 것 같다. 라면과 함께하는 이른 아침의 막걸리는 아주 끝내준다. 달자아빠님은 막걸리가 그렇게 땡기지 않는지 조금만 마신다. 아마 내가 3/4은 마신 것 같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파워에이드를 물통에 나눠 담고 이하봉을 향해 출발한다.
세수도하고 비록 국밥은 아니지만 따뜻한 국물도 마시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고 나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철마교를 건너 동면우체국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가다 버스정류장에서 우회전을 하면 개울너머 이하봉 들머리가 나온다. 철로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면 사납게 생긴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댄다. 아무리 봐도 개인 사유지는 아닐 듯 한데 개를 이리 사방에 펼쳐 묶어 놓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 개들 사이를 지나야 들머리인데 개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겐 좀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하봉을 오르다 보면 좀 전의 가벼웠던 발걸음은 금방 무거워진다. 높지 않은 봉우리지만 오르막은 꽤 가파르다. 그렇지만 한발 한발 디디며 올라가다 보면 금방 이하봉이라는 표시를 만나게 된다.
이하봉
도착시간은 6시 50분, 고도는 222m, 이동거리는 32.5Km 아침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12시간 16분이 걸렸다. 이제 지경고개를 지나 계명봉 들머리인 자두농원이 목표다. 일전에 이하봉에 도착하였을 때는 늦은 시간과 비가 내리는 등 여러 상황이 좋지 않아 지경고개를 넘어 가는 길을 찾아 헤매다 실패하여 다시 하산하여 노포동에서 집으로 돌아 갔었다.
하지만 이번엔 길안내를 맡아준 든든한 달자아빠님과 함께라 별 생각 없이 성큼성큼 산길을 따라 걷는다. 내가 큰 길을 따라 무턱대고 지났더니 달자아빠님이 왼편으로 빠져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러고 보니 여러 산악회 깃표가 많이 달려있는 샛길이 보인다. 샛길에 들어서서 조금 이동하자 시원한 바람과 함께 드넓게 펼쳐진 금정산, 양산, 철마산 등이 저 아래 뻥 뚫린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내 가슴에 상쾌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 준다.
지나치는 녹동다리에 5산종주라고 쓰여진 표식이 정겹다. 녹동다리를 건너며 잠시 스트레칭을 한다. 이하봉을 건너 이 곳 지경고개까지 오는 길이 생각보다 길었다. 아마 장시간 산행으로 몸이 조금 지쳐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지경고개를 건너자 곧 금정산의 첫 관문인 계명봉 들머리 자두농원이 나타난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농장에서 키우는 개들이 낯선이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가 보다. 이하봉 들머리에서도 그렇게 듣기 싫었던 개짖는 소리가 이 곳에서도 여전하다. 하지만 들머리를 들어서서 조금 올라가자 금새 잠잠해졌다.
이전에 이 곳을 지날 때 어두운 밤이었기에 희미한 렌턴 빛에만 의지하며 산길을 굽이 굽이 돌아 올라갔었는데, 오늘은 달자아빠님 덕에 왼편으로 치우쳐 올라가니 훨씬 오르기 좋다. 하지만 어느 순간 너무 올라가기 싫어졌다. 발걸음도 무거워지고 스틱을 잡고 있는 팔에도 힘이 잘 안 들어간다. 억지로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는데 너무 힘이 든다. 겨우 계명봉 정상에 도착하니 먼저 올라온 달자아빠님은 스트레칭에 열중하고 있다.
계명봉
도착시간 8시45분, 고도는 602m, 이동거리 36.2Km 이동시간은 14시간11분이다. 어찌되었건 계명봉에 오르니 이번 오산종주는 무사히 끝났다는 자신감이 든다. 여기서부터는 아무리 힘들어도 기어서라도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내 몸과 마음을 새롭게 정비하고 장군봉을 향해 간다. 장군봉을 가려면 한참을 또 내려갔다 고당봉과 장군봉 갈림길에서 다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벌써 계명봉을 통과 했는데 이정도는 수고랄 것도 없다. 그래도 마음과 달리 몸은 정직하다. 너무나 지쳐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 무렵 시원한 바람과 함께 눈앞엔 장군평전이 펼쳐졌다. 곧바로 갑오봉을 지나쳐 장군봉을 오른다.
장군봉
도착시간은 9시 51분, 고도는 735m, 이동거리 38.2Km, 이동시간 15시간 18분이 지났다. 벌써 장군봉 주위에는 많은 산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 사진도 찍으며 즐거이 지내다가 또 각자의 여정에 따라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우리도 덩달아 발걸음이 빨라진다. 장군봉을 내려서 고당봉을 가는 길에 아주 멋진 사시사철 약수가 콸콸콸 나오는 장군샘이 있다. 장군샘에서 목도 축이고 잠시 쉬기로 했다. 이번 산행 중 언젠가부터 발바닥이 화끈거려 걷기가 힘들었기에 한 구석에서 찬물로 마사지도 잠시 하고 양말도 갈아 신었다. 이제 고당봉까지는 얼마 걸리지도 않고 그 아래 북문에 또 좋은 약수터가 있으니 물은 별도로 담지 않고 출발하였다.
장군샘
장군봉에서 고당봉 가는 길에 위치한 일명 장군샘은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을 역임한 최남준 씨가 후배 산악인인 조병주 김무길 그리고 최근 타계한 김희조 씨와 함께 사비를 들여 만든 샘터이다. 최 대장은 금정산의 장군샘 이외에도 남문 인근 수박샘, 동문 인근 북바위샘도 역시 사비로 후배들과 함께 조성했다. 최 씨를 잘 아는 한 지인은 "약수터 조성을 위해선 돈은 물론이고 장마철 평상시 갈수기 가뭄 때 등 적어도 네다섯 번 정도를 가야 하는 성의가 있어야 된다"며 "산을 사랑하지 않으면 엄두도 못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 산악계에서 단연 공로상감이지만 아직까지 이를 아는 산꾼들은 드물다.
한적한 산길을 따라 슬슬 걷다 보면 어느새 넘치는 사람들과 웅장한 고당봉을 볼 수 있다. 잠시 거친 길을 따라 올라가니 고당봉 너른 터에 발디딜 틈없을 정도로 산객이 넘쳐났다.
고당봉
드디어 금정산의 주봉 고당봉에 도착하였다. 11시 23분, 고도는 802m, 이동거리 40.6Km, 16시간 49분이 지났다. 예상보다 지체되어 마음이 좀 조급해졌다. 주윗분에게 부탁하여 달자아빠님과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고 북문으로 향했다. 주말에 등산하기 좋은 날씨다 보니 오가는 산객들로 인해 급한 마음만큼 움직이기가 힘들다. 북문에 도착하여 잠시 쉬며 물을 마신다. 공사중이라 물을 마시지 말라는 안내 표지가 있다. 하지만 물을 마시지 않고 계속 진행하긴 어려워 한 모금 목을 축인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통에 물을 담는다. 물을 담고 보니 시멘트 가루인지 돌 가루인지 물이 너무 탁하다. 어쩔 수 없이 갖고는 가지만 먹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원효봉, 의상봉을 지나 동문을 향해 간다. 날이 더워 물 생각이 간절해진다. 차마 담아온 물을 마시긴 힘들어 한 참 예쁘게 피어난 진달래를 하나 딴다. 입에 넣고 천천히 씹어보니 씁씁한 맛이 배고픔을 더욱 불러온다. 식사를 하려면 남문까지 가야 하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 그래도 갈증은 조금 가셨다. 계속 길을 따라 이동한다. 구서동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아 반갑다. 이 곳에 약수터가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잠시 앉았다 이내 출발한다. 다음에 식수를 보충할 곳은 남문의 식당이다. 동문을 지나고 대륙봉을 오르는 길이다. 평소에는 힘들다는 생각없이 올라갔던 길인데 좀 힘들다.
대륙봉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난 13시 57분이다. 고도는 520m, 이동거리 46.3Km, 19시간 23분이 지났다. 대륙봉에 서서 저 멀리 해운대 장산에서 시작하여 우리가 걸어온 길을 찾아본다. 여기서 보이지도 않는 산을 넘어 이 곳에 서있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회상하며 ‘아~ 정말 배고프다’는 생각뿐, 그 멋진 경치도 그렇게 반갑지 않다. 따듯한 국밥만이 생각난다.
서둘러 남문으로 출발한다. 얼마 가지 않아 이윽고 남문에 도착한다. 14시 30분경 식당을 찾아 들어서자 마자 시락국밥을 시킨다. 시원한 막거리는 덤이다. 오랜 시간 걸어온데다 늦은 점심이라 너무 배가 고팠다. 공깃밥과 밑반찬을 추가로 시키고 정신 없이 먹고 마셨다. 그러고 나니 힘이 난다. 식수를 보충하고 다음 목적지인 만남의 광장으로 향한다. 여기에서 만남의 광장을 가는 길은 거의 완만한 내리막이라 별 어려움이 없다. 만덕고개를 지나고 한발 한발 걷다 보니 어느새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였다.
만남의광장
도착시간은 16시 22분, 52Km 지점이다. 벌써 21시간 48분을 걸어왔다. 식수를 보충하고 바로 불태령으로 오른다. 이번 종주에서 마지막으로 힘든 오르막 구간이다. 사실 힘든 구간이라기 보다는 지쳐있기에 힘들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스틱을 끌며 발뒷꿈치 옆에 맞추어 찍어 누르며 올라간다. 등산을 하면서 스틱을 사용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지만 제대로 스틱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심지어 스틱을 잡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스틱을 제대로 된 방법으로 잡지 않고 운행하게 되면 넘어지거나 돌발 상황에서 아주 위험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귀찮더라도 오르막을 오를 때와 내리막이나 평지를 걸을 때마다 스틱의 길이를 조절하여야만 적은 힘으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틱의 길이는 평지에서 팔꿈치의 각도가 90도가 되게 맞추며, 오르막은 5cm정도 짧게, 내리막에서는 5cm정도 높게 맞추는 것이 좋다. 손은 손잡이 끈 밑에서 위로 넣고 끈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누르듯이 걸쳐서 손잡이를 잡으며 꽉 잡아서 사용할 필요 없으며 스틱을 들 때만 잡으면 된다. 항상 손잡이를 꽉 잡아서 사용하게 되면 체력소모만 커진다. 스틱을 잡고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너무 한가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다음의 동영상을 보고 기본적인 방법을 잘 익혀두자. 항상 기본 동작을 익힐 때는 천천히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르다 보면 그 끝이 있으리니 이내 정상이다. 이제 더 이상 어려운 길은 없다. 백양산 정상까지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아주 완만하다. 불태령을 지나고 중봉을 지나니 드디어 이번 종주의 마지막 백양산 정상이다.
백양산
17시 50분이다. 고도는 642m, 54.5Km 지점, 23시간 20분만이다. 백양산을 오르자 마자 보이는 꼴볼견이 있다. 백양산 정상석이 놓인 곳이 돌을 쌓아 올려놓은 곳에 위치하는데 사람들이 그 곳에 종종 올라가 잘 무너진다. 물론 산 정상에 도착했으니 기념촬영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어거지로 그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무너뜨리면 일일이 다 세워놓고 가던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도 백양산에 도착하니 웬 아주머니 하나와 아들로 보이는 젊은 친구 둘이 그러고 있다. 한마디 하려고 하다가 피곤한 상태라 이야기하다 감정적으로 변할까 싶어 정상석에서 기념 촬영도 하지 않고 그냥 내려왔다.
백양산을 내려오면 바로 애진봉인다. 애진봉의 정상석은 아마 부산에 있는 모든 정상석 중 가장 웅장하다고 생각된다. 이 정상석에 달자아빠님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자니 벌써 오산종주를 완주한 것 같다.(혹, 오해하실까봐 덧붙이는데 이 정상석은 앉을 만한 자리가 있다.)
원래 부산오산종주 울트라마라톤은 백양산에서 내려와 임도를 이용해 성지곡수원지로 내려와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으로종주를 마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산을 타러 왔기에 계속 진행하여 백양산의 봉우리를 모두 거쳐가기로 한다.
애진봉을 지나면 곧 태극기 휘날리는 유두봉이 나온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삼십분 정도를 가니 삼각봉이다. 삼각봉 전망대에서 지금껏 지나온 산들을 보며 잠시 감회에 젖는다. 벌써 태양은 떨어지며 붉은 빛으로 주위를 물들이기 시작한다. 더 늦으면 어두워질 것 같다. 서둘러 길을 나선다. 개림초등학교 이정표를 확인하고 길 따라 이동한다. 잠시 내리막길 후 오르막길을 따라가니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 갓봉에 도착했다. 이젠 더 이상 오를길은 없다. 다만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생각보다 험하다. 순간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림초등학교로 내려가는 길은 좀 편안한 길인데 이 길은 건강공원으로 내려가는 좀 거친 길이다. 이 길은 바로 엄광산을 갈려고 할 때는 좋지만 지금은 아니다. 하지만 달자아빠님께 그런 내색을 할 수 없다…^^ 단지 다와간다고 이야기하고 묵묵히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오자 건강공원이 나오고 임도에 내려섰다. 목표가 개림초등학교였으니임도를 따라 또 한참을 걸어갔다. 걸어가며 농담으로 엄광산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말도 하기 싫다고 한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냐고 물어보니 다 힘들었다고 한다. 난 계명봉 오를 때가 가장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번 종주 중에 철마산을 지날 때였다. 힘들게 산행하다 보면 시원한 맥주 한잔 생각이 나는 것은 인지상정일터이지만 철마산만 내려가면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간절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철마교에서 식사를 할 때 맥주대신 막걸리를 선택하여 마셨다. 마실때는 그 시원 달달 시큼함이 피곤한 몸의 혈관을 따라 돌며 머리끝까지 엔도르핀을 뿜어주니 과히 천상의 맛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글의 내용 중 이하봉에서 계명봉으로 이동하는 글에 있듯이 갑자기 컨디션이 나빠져 이후 산행에 고생을 하였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때 마셨던 막걸리가 천상의 맛을 주며 악마의 몸상태를 만들어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절대로 산행중에 술을 마셔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종주에 신고 있던 L사 고어텍스 중등산화가 꽤 마음에 안든다. 얼마전까지 신었던 아이더의 누벅 등산화는 발이 너무나 편하고 오래 걸어도 전혀 부담이 없었는데, 이 L사의 중등산화는 오래 걷다보니 걸을수록 발도 불편하지만 가장 문제가 땀이 차면 전체적으로 발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고무와 가죽 사이로 땀이 새어나온다. 전혀 고어텍스의 특성을 살려주지 못하고 있다. 아직 비가 많이 오거나 좀 깊은 개울을 건너보지는 않았지만 방수도 안될 것 같다. 주위의 산행 동료들은 이 상태를 보더니 환불하라고 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L사의 제품은 디자인만 좋은 것 같다.
이윽고 해가지고 임도도 어둠에 갇혔다. 렌턴을 꺼내들고 개림초등학교를 향해 내려갔다.
19시 59분, 25시간 25분만에 개림초등학교 정문에 섰다. 트랭글GPS 앱으로는 59.2Km, 같이 켜 놓았던 Endomondo 앱으로는 65.5Km이다.
개인적으로 60여Km를 걸은 것보다 25시간을 걸은 것이 더 대단하다 생각된다. 그리고 별로 아프거나 한 곳 없이 걸어온 나보다 문래봉에서부터 발과 허벅지에 통증을 가지고 묵묵히 걸어온 달자아빠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많은 시간이 걸려 저녁식사도 별도로 하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사서 건배하며 오산종주를 마무리했다.
산행하시는 모든 분들 항상 안전한 산행, 즐거운 산행하시길 바랍니다.
2013년 5월 15일 핏짜 김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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