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등산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서울에서는 한강변을 달리는 조깅으로 운동을 하였는데 이 곳에서는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해서 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산을 오르며 느끼는 즐거움에 지금까지 꾸준하게 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가 나온 편이긴 하지만 소기의 목적이던 다이어트는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매우 만족스러운 상태입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7~8kg 정도의 감량은 어렵지 않겠지만 먹는 것도 워낙 좋아하고 지금의 몸 상태에 별로 불만이 없어서 그냥 이 정도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처럼 등산을 통해 다이어트와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
제가 등산을 시작했을 당시 건강하게 등산을 지속하기 위해서 '산에서는 술을 마시지 말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행을 하였었습니다. 홀로 산행을 하는 동안 착실하게 지켰고 하산 후의 시원한 맥주 한 잔, 달콤한 막걸리 한 잔을 기대하며 열심히 산을 타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스스로 산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금했던 이유는 과하게 술을 마셔서 취해서 사고가 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 아니라 산에서 술을 마시겠다는 마음가짐 자체가 큰 잘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산을 다니는 횟수가 늘어나고 홀로 산행하는 것보다, 많은 분들과 같이 산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언젠가부터 산에서 한 잔, 두 잔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시더라도 말 그대로 한 잔, 두 잔 정도였지 결코 과하게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이렇게 가벼운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겠죠.
산에서 한 잔, 두 잔 마시던 술은 이제 하산주가 되어 한 병, 두 병으로 이어졌습니다.
산이 좋아 산을 다니다가 술을 마시기 위해 산을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등산을 처음 시작하던 당시에는 산을 두려워하기 까지는 않더라도 산에 대한 겸손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산행거리가 늘어나고 술이 늘어나며 산을 우습게 보는 건방진 마음이 자랐던 것 같습니다.
2013년 8월 31일 깜상형님과 경주 자도봉어 종주를 하였습니다.
당시 이주 정도 지방에 일이 있어 산은 다니지 못하고 거의 매일 저녁 술자리가 이어졌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자도봉어 고작 17km쯤이야 그냥 잠시 다녀오면 되지’라는 같잖은 생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산을 오르자마자 지난 이주 동안 술을 마신 것에 대한 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불과 바로 전 산행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몇 걸음 옮기지도 않아 숨이 가빠오고 다리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고, 별로 든 것도 없는 배낭도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산을 오르다 보니 저 스스로가 참 작아지더군요. 이때까지도 전 항상 산 앞에서 겸손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고 벌써 건방져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으나 술 기운에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날의 자도봉어 산행 이후로 전 일절 술을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술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살짝 고일 정도입니다만 결코 술을 마시고 싶진 않습니다. 전 여전히 즐겁게 산을 오르는 것이 술 마시는 것보다 몹시 즐겁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산이 경고하고 있지 않는지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금주 999일을 보내며...
PS> 출간 78일은 지난 78일 전을 목표로 지금껏 블로그에 올렸던 등산과 건강, 다이어트에 관한 포스팅을 정리하여 E-Book으로 만들어 배포하려고 계획하였습니다만 글을 쓸 수록 부족함이 보여 완성을 못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그 맺음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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