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오래전 시도하여 악천후로 실패하였던 부산오산종주 산행기입니다.
1. 종주일시 : 2012년 12월 1일(토)
2. 날씨 : 흐림, 17시 이후 눈 및 폭설
3. 종주구간 : 해운대 동백섬입구 - 장산 - 산성산 - 아홉산 - 함박산 - 철마산 - 철마교 - 계명봉 - 갑오봉 - 북문 - 범어사
4. 종주거리 : 48Km
5. 종주시간 : 16시간 50분
6. 참가인원 : 나홀로
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오늘은 지난 12월 1일 시도했던 부산 오산 종주에 대한 글을 뒤늦게 포스팅합니다.
이렇게 뒤늦게 포스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날이후 계속 오산 종주를 시도하여 성공한 뒤에 포스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후기를 작성하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욱 짧아진 해길이와 너무 매서워진 날씨에 현실적으로 생각하여 내년 2월경까지는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때문에 이렇게 아쉽게 오산 종주 실패기를 작성합니다. 또한 오늘 작성하는 이유는 이번주 주말에 다시 도전할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이제 마음을 비우게 되었기에 작성합니다.
먼저 요약해서 이야기 하자면
해운대 동백섬 입구에서 6시 10분경 종주를 시작
장산 8시 3분
산성산 9시 49분
아홉산 11시 47분
함박산 13시 5분
철마산 15시 39분
철마교 17시 4분
자두농원(금정산 등산로 입구) 18시 5분
계명봉 19시 9분
갑오봉 20시 6분
북문 21시 30분
범어사 22시 19분
범어사역 23시 3분경에 아쉽게 종주를 마치게 됩니다.
먼저 부산 오산 종주를 하게된 경위부터 이야기 하자면 지난 11월 10일 트랭글GPS의 부산 정기산행에서 만난 회원분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오산 종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고 언젠가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1월 18일 양산 다방리에서 송도에 이르는 부산 종단을 성공하면서 자신감이 부쩍 붙어서 자료도 찾아보고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시도는 11월 24일 토요일 6시경에 하였습니다. 이날은 트랭글에 오프라인 지도를 저장해보며 인터넷에서 찾은 오산종주 지도와 비교해가며 시도를 했습니다.
이날까지 장산은 폭포사를 통해 정상까지 가본것이 전부였기에 동백섬입구에서 간비오산을 통해 장산에 오르는 길부터 계명봉까지가 모두 초행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심적으로 부담이 있었기에 각오도 단단히 하고 시작하였지만 장산 등산로를 찾는 것부터 헤메기 시작하여 등산 초입부터 30분 이상을 헤메고 시작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이 이날의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기에 간단히 정리하면 초행길을 가더라도 이정표가 왠만큼 있으면 좀 수월하게 갈텐데 장산을 지나서 부터는 이정표도 잘 없고, 토요일임에도 등산하는 사람이 드물정도로 등산로가 좋지 않았습니다. 혹여 만난 사람에게 찾아가는 장소를 이야기하더라도 잘 몰라하기에 정말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행동식은 풍족하게 가져갔지만 물은 초행길임을 감안해서 500ml 두병을 가지고 가서 중간에 보충할 생각이었는데 도대체 약수터는 어디에 있는 건지 찾지 못하여 식수 때문에 고생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등산로가 사람들이 자주 안다니는 곳인지 낙엽이 보통 발목까지 쌓여있어서 미끄러운데다 간혹 길이 사라져서 지금꼇 다녔던 금정산등은 정말 좋은 산이었구나하는 감탄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문래봉에서 철마산을 찾아가는 도중 어디로 가야될지 몰라 중도 하산하고 말았습니다. 이날 길을 못찾아 산비탈을 거슬러 오르는 등 너무나 고생을 많이해서 한동안 오산종주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만, 결국 주말이 다가오자 시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11월 30일 오산종주 준비를 합니다. 예상시간은 약 60Km정도이니 15~16시간으로 잡고 두시간에 하나정도 먹을만큼 + 알파로 에너지바*6, 연양갱*3, 햄500g*1, 김밥등을 충분히 챙기고, 물도 500ml*2, 1L*1을 준비하였습니다. 양말도 두번 갈아 신을 예정으로 준비를 하고, 티셔츠도 갈아입을 것 3장 준비, 속옷과 바지도 여유분을 준비하고 야간 산행에 대비해 헤드렌턴도 준비하고, 멀티스카프와 손수건 두장씩, 장갑 3컬레 등을 준비하였습니다. 배낭은 얼마전 준비한 그레고리 Z55의 개시입니다.
장시간 종주예상의 긴장감인지 두근거림인지 잘모를 설레임에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다 울리는 알람에 눈뜨니 5시입니다. 간단하게 국에 밥한그릇 말아 먹고 옷을입고 집을 나서니 5시 20분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5시 30분경 버스를 타고 6시 10분경 동백섬입구에 내립니다.
그리고, 복장정리를 하고 등산로 입구인 7번가 피자집을 찾아갑니다. 이 7번가 피자집과 오른편 GS주유소 사잇길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다 보면 철로가 나옵니다. 저번에 왔을때는 이 곳은 아니였지만 올라가는 도중 철로가 나와서 길이 아닌줄 알고 군부대 방향으로 갔다가 길을 헤메게되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등산로임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어두었지만 렌턴이 없어도 갈 수 있는 정도여서 그냥 올라갑니다. 머지 않아 첫 목적지인 간비오산 봉수대가 나타납니다.
간비오산 봉수대를 지나 올라가는 도중 조금씩 밝아옵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아침운동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간중간 트랭글에 저장해둔 지도도 보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길도 묻고 하여 헤메지 않고 잘 올라갑니다.
옥녀봉을 지나
중봉에 왔습니다. 중봉임을 알리는 정상석이 없습니다. 대충 사진하나 찍고 다시 올라갑니다.
정상을 향하는 이정표를 따라 계속 올라갑니다.
열심히 올라오다보니 장산정상입니다. 시간을 보니 두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린듯합니다. 오늘 갈길이 먼데 이렇게 가다간 목표를 이루지 못하겠다는 생각을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좀 빨리가야겠습니다.
그래도 장산에서 사진은 한장찍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군부대가 보입니다. 우측으로 내려갑니다.
열심히 달려 억새밭까지 왔습니다. 계속 걸음을 재촉합니다.
헬기장을 지나고
처음 만나는 약수터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갔더니 먹지 말랍니다. 이게 무슨... 갈길이 먼데, 초행길이라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짐작이 안되길래 여기까지 오며 500ml를 마셨는데 일단 채워서 배낭 안쪽에 잘 갈무리합니다. 가지고 온 물이 다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먹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그래도 지난주에 한 번 다녀왔기에 길은 어렵지 않게 잘 찾아갑니다. 이차 목적지인 산성산이 4Km 남았습니다.
휑한 이 터는 문화재 발굴 현장입니다만 너무 을씨년스럽습니다.
이곳이 왜 산성산이냐면 여기 기장 산성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이 곳에서 11시 방향으로 내려가면 됩니다.
이 낙엽을 보세요. 무릎까지는 아니지만 발목은 푹푹 빠집니다. 그리고, 로프는 왜 있겠습니까. 없으면 위험하니까 있지요...^^
잠시 로프를 잡고 유격을 합니다.
내려오면 영락공원입니다. 괜히 경건한 마음이 드는 곳입니다. 이 아래가 쌍다리재입니다.
쌍다리재에서 도로를 건너 12시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들어서면 왼편으로 들어가는 철문이 있습니다. 그 곳으로 들어가 등산로를 찾아 잠시 오르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길따라 계속 올라가다 내리막길이 나타납니다.
임도가 나타납니다.
임도를 따라 계속가면 중간에 폐쇄된 약수터가 또 나옵니다. 이 오산 종주를 하려면 식수확보가 제일 큰 일인것 같습니다. 철마산을 벗어나기까지 아까 식수로 마시지 말라고 하는 약수터와 이 곳 두 군데뿐이더군요. 다른 곳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전 더이상 찾지 못했습니다. 한참을 더 가면 다리가 나타납니다. 저 앞에 자전거를 가지고 쉬고있는 분들의 위치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듭니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정자가 나타납니다. 잠시 앉아 스트레칭을 하고 옷을 정비하고 바로 출발합니다. 갈길이 멉니다.
아홉산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직진하라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페이크입니다. 무시하고 위로 올라가야합니다. 올라가다보니 힘듭니다. 이거 원 쉬운길이 아닙니다.
정상이라고 딱 올라오니 360m랍니다. 생고생을 해가며 왔는데 고작 360m라니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아 힘들어~~~젠장!
이제 다음 목적지인 함박산이 2.7Km 남았습니다.
한참을 오니 체육공원과 정자가 있네요. 사진상의 12시 방향으로 계속 직진합니다. 올라가는 길에 낙엽이 많고 미끄럽습니다. 그리고 등산로가 낙엽에 덮여 잘 보이지 않습니다. 주의해서 올라가야합니다.
고생고생해서 올라오니 날 반겨주는건 멋진 정상석은 아니지만 정상임을 알려주는 수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좀 처량해보입니다.
함박산에서 경사급한 내리막길로 내려오다보면 또다시 임도와 만나게됩니다. 이 임도따라 잠시 올라가면 곰내재로 가는 길이 나옵니다.
이정표를 보고 오면 쉽게 곰내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젠 문래봉으로 가야합니다.
곰내재에서 문래봉을 오르는 길 역시 만만하지 않습니다. 등산로라고 하기엔 좀 부족합니다. 낙엽이 너무 많아 길 찾기도 어렵습니다. 힘들게 올라오니 날 반기는건 깨진 정상석뿐...
여기서 철마산을 가기위해선 한참을 내려갔다 올라가야합니다. 젖은 티셔츠와 양말을 갈아신고, 옷도 고쳐입고 양갱을 깨물고 출발합니다.
한참을 내려오다 임도를 만나 계속 걷다보면 소두방재로 가는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일전에 여기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하산했던 아픈 추억이 있는 장소입니다. 소두방재로 전진합니다.
이젠 망월산으로 전진
망월산 이정표를 따라 올라오니 드디어 철마산 이정표가 보입니다. 초행길이라 걱정했는데 제대로 찾아왔다는 안도감에 기분이 좋습니다.
휴대폰 배터리를 갈아주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마침 주위에 등산 오신분이 라면끓여 식사를 하시기에 따뜻한 물한잔 얻어 마십니다. 종일 추위에 다녔더니 따뜻한 물한잔에 온몸이 풀리는 느낌입니다.
당나귀봉에서 본 전경입니다. 온 하늘에 구름이 뒤덮여 있습니다. 이때 짐작을 했어야 했는데...
철마산 가는 중에 있는 이정표, 임기마을 이정표를 보고 갑니다.
철마산까지 이제 1Km로 채 남지 않았습니다. 걸음이 자연스레 빨라집니다.
철마산에 도착하니 아홉산, 함박산, 문래봉같은 어설픈 표시석이 아니라 멋진 정상석이 반겨줍니다. 반갑다 철마산이여~
하지만 기쁨도 잠시 앞으로도 계속 가야할 목적지가 멀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철마산 서봉을 지나
입석마을로 내려갑니다. 이 하산길은 매우 가파릅니다. 주위에 둘러놓은 밧줄을 잡고 유격을 하며 내려갑니다. 이 길은 정말 길고, 가파르니 내려갈때 주의해야 합니다.
거의 다 내려오자 멋진 대나무숲이 펼져집니다.
입석마을로 내려오자 편의점이 보입니다. 포카리스웨트 1.8L를 사서 마시고 빈물병에 나눠담습니다. 그리고 따뜻한걸 먹고 싶어 핫쵸코를 사마십니다. 이때 라면을 먹을까 핫쵸코를 마실까 잠시 고민을 했었는데 갈길이 멀다는 조급한 마음에 시간 조금 아끼겠다고 핫쵸코를 사먹었는데 정말 하산할때까지 두고두고 후회했습니다.
편의점을 나와 사진에 보이는 철마교를 지나 지경고개를 향합니다.
초행길이다보니 여기서 길을 잘못들었습니다. 철마교를 지나 큰길이 나오면 좌측으로 꺽어 동면우체국으로 가서 이하봉(부산CC)를 넘어 지경고개를 가야하는데 별다른 이정표가 없는지라 그냥 도로따라 가버렸습니다. 결국 자두농원까지 갔습니다만, 종주코스에서 어긋나게 되어버렸네요.
부디 이 글 읽으시는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 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계명봉 들머리인 자두농원입구입니다. 올라가다 보면 사유지라 올라가지 말라고 되어 있던데 오산종주시에만 길을 개방해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다른 길이 없으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지도를 보며 올라갑니다. 주위의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댑니다.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아보며 산을 오릅니다. 시간은 이제 18시 정도인데 너무 어둡습니다. 헤드렌튼의 약한 불빛에 의지하여 초행길을 찾아 오르려니 많이 힘듭니다. 어느 순간부터 눈이 조금씩 흩뿌리는데 비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산을 올라갑니다.
길을 오르다보니 오산종주 깃표가 있습니다.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걱정하며 오르던 터라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습니다. 다시 기운을 내어 길을 찾아가며 오릅니다.
어둠속에 길을 찾다 마지막에 만난것이 큰 암벽이었는데 주위에 마땅한 길도 없는 것 같고, 지도를 보니 이 암벽을 넘어야 계명봉이더군요. 그래서 어두움 속에 암벽을 탔습니다. 다행히 무사히 계명봉에 도착하였습니다. 길을 헤매었던 건지, 어두워서 힘들었던건지 자두농원에서 이 곳까지 1Km남짓이던데 1시간정도 걸렸네요. 아까보다 눈이 조금씩 더오는 듯 하지만 여전히 비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길을 재촉합니다.
계명봉에서 갑오봉을 오기 위해서는 상당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역시 어두우니 발걸음이 느려지더군요. 무엇보다 안전제일을 외치며 조심스레 산을 오릅니다. 어느새 눈은 좀 커져보입니다. 갑오봉에 오르니 이젠 다 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장군봉이야 바로앞이고 일단 고당봉만 가면 어려울것 없는 능선길이니 원래 목표인 부산 5산종주는 이렇게 두번째 시도만에 해내겠구나 하는 마음에 무척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기쁜 마음에 위 사진의 갑오봉 정상석을 찍고 일어서는 순간...
헉 X됐다~~~
저 사진을 찍을 그 순간까지만 해도 눈이 좀 내리기는 했지만 별 생각없는 정도였습니다만 일어서서 장군봉을 향하자 헤드렌턴의 불빛을 향해 쏟아져내리는 그 눈발은 말그대로 블리자드였습니다.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더군요. 제일먼저 든 생각은 조금전 언급했던 X됐다부터 어떻게 하지, 이거 제대로 내려는 갈 수 있을까, 다음에 다시 오산종주 할려면 힘들텐데, 아 짜증나 등 등...
짧은 순간이지만 빠른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지도를 보니 갑오봉에서 바로 약수터로 빠지는 길이 있긴 했지만 한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일단 익숙한 길인 장군봉 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내려가기로 생각하고 움직였습니다. 장군봉으로 가는 얼마 안되는 동안 길이 눈에 파묻히더군요. 다행히 길은 인지할 정도로 보였습니다만 마음은 몹시 급해졌습니다. 장군봉인근에 다다라서 올라갔다 내려갈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역시 안전제일이라는 생각으로 길따라 약수터로 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길은 눈에 덮여 버렸더군요.
조심조심 약수터까지 와서 젖은 티를 벗어 갈아 입고 아무래도 느리게 갈것 같으니 소프트쉘도 하나더 껴입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준비해간 손난로도 불을 붙이고 장비를 정비한 후 바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산 종주는 포기했지만 살아내려가야겠기에 하산길을 고당봉 둘러 금샘 방향으로 가서 북문에서 범어사로 하산하기로 결정하고 움직였습니다. 지도에서 다른길을 찾아 볼까 하다가 아무리 가깝더라도 초행길은 더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익숙한 길로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눈을 밟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지만 벌써 미끄러지기도 하더군요. 미끄러지다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 한해 정말 등산을 많이 했습니다. 2,000Km이상 했던것 같습니다. 보통 산행하면 20Km 정도는 별생각없이 다니고 40~50Km 정도의 부산종주도 별생각없이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항상 안전제일이라는 생각으로 산행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산을 다녀도 다치는 곳없이 무사히 다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일을 겪으니 어느 순간 산에 대해 건방져져 있는 나를 발견한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산을 다녔던 경험으로 폭설이 내리는 밤에 홀로 산을 걷는것에 대한 두려움은 가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조심조심 헤드렌턴의 약한 불빛에 의지해가며 길을 내려오다보니 광량이 큰 렌턴도 하나 필요더군요.(지금은 하나 구입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하며 한편으론 즐겁게 내려왔습니다.
드디어 범어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아 이때는 정말 아는 사람들에게 문자라도 보내고 싶더군요.
범어사 입구에서 물어보니 버스는 진작에 끊어졌고, 택시도 잘 없다더군요. 기다리기보다는 내려가는게 나을 듯해서 범어사역으로 향했습니다.
늦은시간 식사하긴 그렇고 뭔가 아쉽고 해서 편의점에 들러 막걸리 한통을 마시고 전철에 올라 부산 5산종주는 이렇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재미있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오늘의 산행은 제가 아주 오랜기간동안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보세요.
휴 언제 다시 도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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