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지난 토요일(12월 17일) 오전 10시경 해운대 동백섬에서 시작하여 오후 10시경 기장(양산) 용천산을 지나 양산 덕계까지 약 40km 가량 용천지맥을 따라 걸었습니다.
계획했던 코스는 이보다 조금(?) 더 길었지만 산행을 마무리 했던 덕계를 지나 다음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원득봉(용천지맥 분기점)을 거쳐 계명봉을 지나야 하니 22km 정도를 더 가야 하는데 가지고 있던 식수가 좀 부족하게 느껴졌고 기온이 예상보다 더 떨어져 중간 중간 추위를 많이 느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까지 야간 산행을 지속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전 의지의 한국인이 아니라 미련없이~ 하하
조금 더 자세히 적자면 추위에 대비해 장갑과 상의는 전혀 부족함 없이 충분히 준비하였으며 여분의 버프로 안면 마스크까지 할 여유는 있었으나 팬츠가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컴프레션 타이즈와 폴라텍 파워쉴드 팬츠를 입었었는데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저녁 6시경 찬바람이 강했던 망월산을 오를 때 갑작스런 하체 근육 뭉침을 겪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하며 행동식 및 식사도 충분히 했었고 중간중간 '핏짜레칭'도 충분히 했으며 걸으면서 지속적으로 (보행 중) 스트레칭과 컨디션 체크를 해왔기에 갑작스런 하체 근육 뭉침이 순간적으로 이해되지 않았으나 오래전 겪었던 경험이 기억났습니다. 3년 전 겨울, 타이즈만 입고 부산오산종주를 하던 당시 이해할 수 없는 근육 뭉침이 수시로 발생하여 포기할까 했었는데 바지를 덧입고 진행하니 증상이 사라졌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이 해가 떨어지면서 기온이 급하락하는 상태였고 소산벌에서 망월산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막을 땀을 흘리며 올라갔으며 또한 능선과 정상에서 찬바람을 강하게 맞았습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이 겹쳐 근육 뭉침이 발생하지 않았나 판단되었습니다.
망월산을 지나 한동안 이런 상황을 주시하며 다녔는데 간간히 오르막에서 근육 뭉침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으나 백운산을 하산하며 사라졌습니다. 확증하긴 어렵지만 처음 생각처럼 기온과 연관이 많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런 상태를 겪고 난 후라 덕계에서 원득봉을 올라 다시 동면까지의 야간 산행이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또한 결정적으로 덕계를 지날 무렵 아직 버스가 다니더군요.^^ 말 그대로 현자 타임이 왔습니다. 날도 추운데 뭐하러~ 무리하지 말자, 다음에 다시 하자~ 하하^^
그럼 토요일의 산행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
2016년 병신년 올해의 산행 목표, 부산11산종주!
이런 저런 핑계로 선뜻 시작하지 못했던 부산11산종주, 연말이 되니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이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에 뭘하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12월에는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장거리를 무리 없이 다니기 위해서는 돌발 상황을 최소화해야 하고 제대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산행 중 식수 및 음식을 구할 곳을 잘 파악해야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 비상시 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중탈하게 된 원인 중의 하나인 식수 부족 역시 다음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이 20km 이상 가야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기에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저의 경우 식수 500~1,000ml로 20km 정도 가는데 당시 500ml 조금 더 있었으나 조금 무리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식수 대용으로 1회용 케첩도 5개 있었습니다만...^^)
준비를 위해 부산11산종주 코스 중 제가 다녀오지 않았던 코스인 동면~덕계 구간도 11월에 사전 답사차 다녀왔었으며 만화리(쌍다리재) 골프장 건설로 기존의 용천지맥 등산로가 패쇄가 된 것은 아닌지, 우회로는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한 답사도 12월 11일 다녀왔었습니다.
중간 중간 아주 일부 답사하지 못했던 구간이 있었는데...(이건 복선임)
산행 일시: 2016년 12월 17일(토요일), 오전 10시 산행 시작
날씨: 맑음, 추움, 간혹 강한 바람
산행 구간: 해운대(동백섬) - 장산 - 쌍다리재 - 아홉산 - 함박산 - 문래봉 - 망월산 - 백운산 - 진태고개 - 용천산 - 덕계
종주 거리: 39.14km
종주 시간: 12시간 50분
참여 인원: 나홀로
GPS 로그: 용천지맥_해운대_덕계 구간.gpx
의류: 컴프레션 셔츠(3), 윈드스토퍼 셔츠, 플리스 자켓, 고어텍스류 자켓, 고어텍스 자켓, 버프(3), 3M 장갑(2), 폴라텍 장갑, 폴라텍 빵모자, 양말(4), 컴프레션 타이즈, 파워쉴드 팬츠 등
행동식: 20g(열량 102kcal) 쵸코바(30), 웨이프로틴(+크레아틴, BCAA) 120g, 주먹밥(3), 발포비타민(15) 등
비상식: 1회용 케첩 9g(5)
물병: 700ml, 900ml
휴대폰 보조 배터리 등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는 것은 장거리 산행에 대한 조바심을 나타낸다는 가당찮은 이유로 8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했다.(그냥 재미로 적은 글입니다. 언제 시작하더라도 전체 일정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버스는 기분 좋게 달려 햇볕이 찬란한 해운대 앞바다인 조선호텔에 날 내려줬다.
조금 여유를 부리며 해운대 해변도 둘러보고 산행을 시작하러 동백섬의 끝인 등대 앞으로 이동했다.
부산11산종주 코스는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기본은 용천지맥의 끝지점(해운대)에서 용천지맥의 분기점(원득봉)까지 지맥길을 따라 올라가서 낙동정맥을 따라 내려가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여러 이유로 일부 용천지맥이나 낙동정맥을 벗어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가급적 이를 지키며 이동하는 것이 '아마' 옳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를 보면 시작부터 조금 어긋나기는 하는데...그냥 가자, 뭐 어쩌겠는가, 이미 많은 이들이 여기서 시작하는 것을~^^
빵빵한 배낭을 둘러메고 이제 걷자.
동백섬에서 시작하여 한참을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한 번도 사먹어 보진 않았지만 너무 많이 봐서 맛을 알 것같은 7번가피자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첫 목적지인 장산까지 4.5km 정도의 오르막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오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해운대 마천루와 광안대교를 감상하다 보면 힘들 것도 없다.
장산 정상을 지나고 나면 아주 편한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다음 목적지인 산성산에 가는 도중에 있는 약수터는 너무나 감사한 곳이다.
산행을 할 때 배낭을 가볍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식수는 배낭 무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나는 이 코스로 산행을 할 때 식수를 미리 준비해오지 않는다. 여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물을 받아 발포비타민을 녹여 마신다. 그냥 물을 마시는 것보다 상쾌한 맛이라 더욱 좋다. 700ml 물병에 웨이프로틴을 넣고 물을 채운다. 다음 약수터가 있는 곰내재까지 가는 동안 마실 물이다.
산성산 가는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여러 차례 반복이 된다. 경사도가 조금 있는 편이다. 아마 처음 이 곳을 지나게 된다면 조금 힘들 수도 있다.
산성산을 지나 영락동산을 내려서면 새로 개장한 골프장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런데 이 골프장이 생기며 기존의 용천지맥이 끊어져 버렸다. 지금은 골프장에서 묵인해 기존의 길을 이용하고는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이용이 될지 알 수 없다.
지난 답사에서 이 골프장을 통과하지 않고 지날 수 있는 우회로를 찾으려 노력을 했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좌측의 도로를 돌아 가는 길이 가장 현실적이긴 하지만 용천지맥을 너무 멀리 우회하는 것과 차량 통행이 많고 인도가 별도로 구분되지 않아 너무 위험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골프장을 둘러 철조망이 있는데 이 철조망 바깥쪽으로 등산로를 내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1km 정도)
기장 군청에서 노력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홉산과 함박산 모두 쉬운 곳은 아니다. 오르막, 내리막 모두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조심하여야 한다. 특히 요즘은 쌓여 있는 낙엽때문에 미끄러지기 쉬우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함박산을 내려온 후 용천지맥을 잠시 벗어나 약수터를 찾았다. 이 곳은 특히 중요한 곳이다. 부산오산종주를 하게 된다면 철마산 아래 동면 마을에서 매식(24시 편의점 포함)을 할 수 있지만 부산11산종주를 하게 되면 다음 약수터는 계명봉 지나야 되니 거의 40km 정도 가야 한다. 따라서 이 곳에서 충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종주를 계속 하는 것이 어렵다.
물도 충분히 마시고 700ml, 900ml 물병 두 개에 모두 물을 가득 채웠다. 넉넉하진 않아도 부족하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출발~!
(구)곰내재공원이 공사중이다. 24시 편의점이면 짱인데...그럴린 없겠지만...
문래봉 역시 만만치 않다. 계단이 꽤 있으니~^^ 난 계단을 좋아한다.
망월산과 철마산의 갈림길, 부산오산종주는 좌측, 11산종주는 우측~
이 글의 처음에 이야기 했던 대로 망월산을 오를 때 갑작스럽게 하체 근육 뭉침이 발생하여 당혹스러웠다. 원인이 추위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하체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걸으며 힘이 덜 받게 노력했다. 이 때 아마 처음으로 이번 산행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상의는 덧입으면 되는데 하의는 가지고 있는게 없으니...
그 와중에도 부러웠던 백운산 전망 데크의 텐트 한 동,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셨으면...ㅠㅠ
이 곳에 오르면서도 또 근육 뭉침이...
다행히 백운산을 지나 내려오며 근육 뭉침은 사라졌다. 하지만 원득봉 등 새벽에 지나야 할 곳은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내가 거의 모든 코스는 다 돌아 보았지만 아주 일부 구간을 답사하지 못했는데 그 중 한 곳이 백운산에서 진태고개 코스이다. 오래전 답사에서 길을 잘못 들어 상기 지도의 코스보다 조금 더 윗쪽인 추모공원쪽으로 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 진태고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태고개에 내려서니 식당이 보였다.
한상식당 051-701-0021
식당을 보니 미리 알아 보지 않은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다른 후기를 읽어서 진태고개에 식당이 있으리라곤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등산로에 바로 연결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진작 알았으면 곰내재에서 물도 900ml는 안가져왔을거고 식사도 그에 맞게 준비했을텐데 괜한 수고를 한 것같아 기운이 빠졌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하고 갈까란 생각을 잠시 했으나 배도 고프지 않았고 계획했던 곳이 아니었기에 들렀다 가기는 싫은 복잡한 감정이었기에 그냥 지나쳤다.
아마 이 곳에서 따뜻한 식사를 하고 물을 다시 보충했으면 상황이 바뀌었을 것도 같다.
용천산을 향해 가던 중 뒤로 바꾸하는 저 경로는 항상 궁금해 했던 곳이다. 도대체 왜 저기서 뜬금없이 돌아 갔다 나오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그 곳에 다다르니 '용천북지맥분기점'이라는 푯말이 있다.
부산11산종주가 용천지맥과 낙동정맥을 아우르는 코스이니 가기는 싫었지만 그래도 가는게 맞는 것 같아서 배낭을 벗어두고 다녀왔다.
간혹 길을 헤메기도 했으나 오룩스맵을 수시로 확인하며 잘 다녀왔다.
만약 다음에 다시 11산종주를 한다면 갔다올지 말지 잘 모르겠다.^^
용천산을 오르고 덕계로 내려가는 길은 꽤 가파른 길이다.
벌써 덕계에서 집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라 마음은 가벼웠다...하하하
덕계성심병원앞에 도착하여 따뜻한 커피라도 한 잔 빼마시려고 병원쪽으로 가보았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볼려다 말았다.
한동안 꾸물거리며 옷도 갈아 입고 물티슈로 좀 닦는 등 정비를 마치고 모든 산행을 마쳤다.
물론 가자고 하면 못갈 것도 없겠지만 궂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또한 아쉬울 것도 없었다.
진태고개에 한상이라는 식당을 봐뒀으니 다음 도전은 훨씬 수월하리라 생각했다.
언제 다시하나~
그리고 다음 날...^^
요즘 날씨가 춥습니다.
등산을 마치고 나면 옷을 덧입는 정도로 마무리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급적 젖은 옷은 갈아 입을 수 있게 준비하시는 것이 보다 건강한 등산 생활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무리 건강하신 분이라도 등산과 같이 체력 소모가 심한 운동을 하고 나면 한동안 몸이 약해지는 시기(Open window)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 찬바람이라도 잘못 쐬면 보통 때는 그냥 넘어갈 감기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글들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가볍게 읽어 보세요.
운동과 면역기능
http://thankspizza.tistory.com/97
오르막 쉽게 오르는 등산 비법
http://thankspizza.tistory.com/22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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