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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첫 금백종주 야간 포토 산행기

등산바이블 2018. 3. 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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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지난 토요일 낮에 뒹굴거리다 문득 전날 달이 무척 밝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보름에서 하루 지났지만 오늘도 달이 밝을 것 같은데...


밤새 산에서 돌아다니다 어느 봉우리에서 아침 일출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기에 그러기로 했습니다.


요즘 부쩍 산 욕심이 늘어난 수인 형님은 오케이와 동시에 금백종주를 하자 그러시고 언젠가부터 몸 사리기 대마왕이 된 깜상 형님은 못간다~~~


그래서 수인 형님과 둘이 야간 금백종주를 하기로 했습니다.


코스는 범어사역 - 경동아파트 - 계명봉 - 갑오봉 - 장군봉 - 고당봉 - 대륙봉 - 만덕고개 - 만남의광장 - 불웅령(불태령) - 백양산 - 갓봉 - 개림초등학교로 일반적인 계석마을에서 시작하는 금백종주에 비해 교통편이 편한 곳에서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핏짜 금백종주(금정산, 백양산) 180303.gpx


경동아파트 버스 정류소 들머리


일출 시간이 아침 6시 50분 쯤이기에 백양산 정상에서 일출을 볼 계획으로 산행 시작을 23시에 하였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렸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쌀쌀하기에 장갑과 윈드스토퍼 셔츠를 입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1차 목적지인 계명봉까지 계속 오르막이긴 하지만 조금 천천히 오를 요량이면 윈드스토퍼 셔츠를 입는게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입고 있는 셔츠는 윈드스토퍼는 아니고 윈드스토퍼류인 바우데 알렉스 윈드프루프 집티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 겨울에 일반 티셔츠를 입고 조깅이나 등산을 하다 땀을 흘린 후 찬바람을 맞아보면 순간적으로 한기가 느껴지지만 이와 같은 윈드스토퍼류의 티셔츠는 땀을 흘린 후 찬바람을 맞더라도 한기가 덜 느껴져서 매우 만족하는 제품입니다. 여름에는 그다지 필요가 없지만 그 외 계절에는 바람막이 자켓 대용으로 매우 유용합니다.


이번 같은 경우도 이 티셔츠를 단독으로 활용하거나 더 추워지면 고어텍스 (액티브) 자켓을 덧 입거나 안개가 심해 옷이 젖을 것 같은데 고어텍스 자켓과 같이 입기 부담스러우면 벗고 고어텍스 자켓만 입는 등 유용하게 활용하며 잘 입었습니다.



산을 오르다 하늘을 쳐다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환한 달이 매우 운치있습니다. 가끔 이렇게 깊은 산 속에서 눈이 시릴 정도로 밝은 달을 보다 보면 옛날 사람들의 구미호, 드라큐라, 늑대인간 등의 비현질적인 상상이 일견 이해가 될 정도로 신비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니지만 슈퍼문이나 블루문, 레드문 등이 휘황찬란하게 비출 때는 묘한 분위기 속에 괜히 재밌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이 길로 계명봉을 오르다보니 처음 이 길을 오를 때의 기억이 났습니다. 아무리 오르고 올라도 오르막이 끝나지 않아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도대체 이 오르막은 언제 끝나는거야?'(매우 매우 순화한 내용입니다. 실제론 숫자도 나오고...)라며 혼잣말을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뭐 그냥 설렁설렁 오릅니다.^^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은 바람이 크게 부담되지 않았는데 계명봉 정상에 도착하니 바람이 너무 차기에 쉬지 않고 바로 극락골로 내려갑니다. 내리막이 거친 편이니 조심 조심~



잠시 정자에 앉아 초코렛을 먹고 있다 보니 한기가 들려고 하기에 바로 출발합니다. 12시가 넘어가니 기온이 더 떨어진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 다음 목적지인 갑오봉은 또 한참을 올라야 합니다.


일반적인 금백종주와 이번 경동 아파트 들머리에서 시작하는 금백종주의 차이는 계석마을에서 장군봉까지 약 4.5km의 지속적인 오르막 후 갑오봉을 거쳐 장군샘에 이르는 것과 경동 아파트 들머리에서 계명봉까지 약 2km(범어사역에서는 3km)의 오르막을 오른 후 극락골까지 내려 갔다가 갑오봉으로 다시 오른 후 장군샘으로 내려가는 것(계명봉 이후 낙동정맥길) 혹은 장군봉을 들렀다가 장군샘으로 내려가는 것에 있습니다.


계명봉 하산 중 갈림길이 극락골, 전망대 지나 평지가 갑오봉, 735.9봉이 장군봉


거리는 계석마을에서 시작하는 것이 조금 더 깁니다만 경동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이처럼 오르막 후 내리막 그리고 다시 오르막이 반복되기에 둘 사이에 어느 코스가 더 힘든가를 두고 논쟁 아닌 논쟁을 하기도 하는데 제 입장에서는 그냥 똑 같습니다.


그게 뭐 중요한가요.^^



갑오봉에 가까워 오자 공기가 훨씬 차가워지고 어느 사이에 짙은 안개가 깔렸습니다.


갑오봉에 도착하기 직전 입고 있던 윈드스토퍼 셔츠를 벗고 고어텍스 자켓을 입은 후 후드까지 쓰고 바람과 짙은 안개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하며 수인 형님에게 자켓을 입으시라 권했습니다. 수인 형님은 장군봉까지 오른 후 내려갈 때 입으시면 된다고 하시며 먼저 갑오봉으로 오르셨습니다만 바로 내려와서 조용히 바람막이를 입으셨습니다.


하하하 장군평전의 세찬 바람이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 야밤에...



안개가 얼마나 짙은지 가시거리가 10m도 안될 정도였습니다. 야간 산행에 경험이 적으신 분들은 이처럼 안개가 짙고 바람이 심한 등 기상이 안좋은 상태에서 산행을 하게 되면 많이 당황할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장군봉에 올라 멋진 포즈로 사진을 한 장 찍어 봅니다. 매우 평온해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처럼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고 있습니다.



또한 고작 몇 미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습니다.(위의 사진은 찍을 때 플래시를 터트리니 안개에 빛이 산란되어서 저렇게 뿌옇게 보이는 것입니다.)



계속된 가뭄 탓에 졸졸거리는 장군샘이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간식 겸 해서 김밥과 커피 등으로 가볍게 요기를 하고 금정산 주봉인 고당봉으로 향합니다. 이 곳에서 고당봉까지는 매우 무난한 코스라서 아까 벗었던 윈드스토퍼 셔츠를 다시 입어 추위에 대비합니다. 시간이 시간이니 만큼 꽤 싸늘합니다.



고당봉 가까이 다가와 하늘을 보니 달은 땡~그랗고 환한데 고당봉 주변은 또 안개가 매우 짙게 깔려 스산한 분위기가 절정입니다. 저 위에서 뭔가 커다란 놈이 우워~~~~~ 하면 짱일텐데...하하




고당봉에 올라 헤드 랜턴으로 포즈 잡아 가며 놀아봅니다. 제 랜턴은 불빛이 약해서 잠시 수인 형님 랜턴을 빌려서~



세심정에서 시원한 물도 한 잔 마시고 바로 출발~



원효봉에 오르다보니 날씨가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사진으로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지만 얼마나 시야가 깨끗한지 저 멀리 회동저수지에서 뛰어 노는 43cm짜리 붕어가 보일 정도였습니다. 잘 자라라 붕어야~~~^^



오래된 가뭄으로 거북샘은 마르고 더러워져 있어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빨리 해갈되길 바래봅니다.



3시 46분에 대륙봉에 도착, 일출 시간까지 3시간 가량 남았습니다. 이 곳에서 불웅령(불태령) 오르막 직전인 만남의 광장까지는 완만한 내리막 코스라서 속도를 내기 좋습니다.


쇠미산 전망대를 오르는 계단 코스가 거칠긴 하지만 조금 빨리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훅훅 치고 나갑니다.



잠시 쉴 땐 스트레칭도 하며 몸을 풀어줍니다.


스트레칭은 역시 '핏짜레칭'이 최고입니다. 온 몸을 한 방에 쫙 풀어줍니다~


핏짜레칭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http://thankspizza.tistory.com/95



만남의광장에 도착하니 5시 20분경입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커피도 한 잔하고 쉬었다가 26분쯤 불태령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아침 이슬 내릴 때까지

라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라


저 달은 나의 달♪♬



일출 전인 6시 30분 경 백양산 정상에 도착하여 일출까지 김밥을 먹으며 부들부들 떨어봅니다.


주변은 밤새 내린 서리로 온통 젖어 있어 마땅히 앉을 만한 곳이 없습니다.



일출 직전의 부산 시내 전경


어느 사이엔가 인공적인 불빛은 모두 꺼졌고 곧 피어날 태양을 기다리며 온 도시가 경건해져 있습니다.


저 멀리 해운대 마천루들과 이 곳 가까이 사직 운동장의 웅장한 모습도 조용히 숨죽이고 있습니다.


단, 저기 동백섬에서 낚시 하시는 아저씨만 신나서 고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떠 오르는 해를 보며 올 해도 잘 살아야겠다 결심을 해봅니다~



저 멀리 수평선 위의 구름띠가 일출을 방해하긴 했지만 그래도 멋진 장관이었습니다.


유두봉에 물드는 아름다운 여명


이젠 금백종주의 마무리를 위해 고고고~~~



잠시 애진봉 정자에 앉아 포즈 잡고 한 컷~



여명에 물든 애진봉 정상석



유두봉에 올라 본 부산 전경


저 멀리 시약산 기상레이다와 승학산까지 선명하게 보입니다. 우측의 낙동강변도 아름답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좌측의 도심인 것 같습니다.



밤새 내린 서리가 햇볕을 받으며 증발되는 도심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역시 산에 오르기 잘했습니다.



캬~ 좋다~



삼각봉까지 왔으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늘을 보니 멋진 비행운이 깔려 우리의 금백종주 완주를 축하하는 에어쇼를 하는 듯 합니다.



이제 개림초등학교까지 2.1km


금백종주는 이제 개림초등학교까지의 하산길만 남아 있습니다. 금백종주 하시는 분들이 이 곳에 도착하게 되면 많이 지쳐있고 다 왔다는 안도감이 들어 긴장이 풀어져 하산 중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갓봉 부터의 하산길은 크고 작은 돌들도 이루어진 곳이 많고 경사도 심한 편입니다. 따라서 자칫 방심하면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더군다나 해가 떨어진 야간이면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항상 마무리를 잘 해야 합니다. 산행을 종료할 때 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조심해서 내려가도록 합니다.



끝~



오랜만에 금백종주를 마친 수인 형님의 얼굴에서 만족의 미소가 보입니다.


작년 사량도 산행시 골절을 당한 후 회복중이신데 이 정도면 95% 이상 회복 되신 것 같습니다.



부산 지하철 2호선 냉정역으로 이동하여 국밥집에서 산행의 마무리를 합니다.


국물 리필이 되니 부족하신 분들은 꼭 추가하세요~~~^^



오랜만에 밤새 달려보니 예전에 그렇게 열심히 다니던 때의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지금도 작게 다니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열정이 조금 식었다라고 느꼈었는데 새로운 계기가 될 듯 합니다.


올해는 조금 더 부지런하게 다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등산을 마친 후 가벼운 근육통 정도 이상으로 불편한 곳이 있으면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편한 점은 본인 외엔 알기 어렵습니다. 산행 하실 때 항상 컨디션 점검을 잘 하시고 이상이 있다 생각되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등산 하시는 분들에게 언제까지 등산 하실꺼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나이가 많이 들어서까지 오래토록 등산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우리 모두 오랫동안 건강하고 즐겁게 등산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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