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등산산행기

축하해주세요~ 목표 달성 및 PR

등산바이블 2015. 11. 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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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작년 12월경에 집에서 꽃마을을 거쳐 시약산 정상까지 갔다 오는 코스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운 목표가 '시약산 정상까지 빨리는 못가더라도 뛰는 폼으로 올라가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목표가 어렵지 않은 것 같아도 약 2km 지점의 고도가 3~40m, 약 6km 정상의 고도가 560m 정도나 되니 약 4km 거리에 500m 이상 되는 고도차를 올라가는 것이라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번 3km 지점 쯤 가면 걸어서 올라가게 됩니다. 물론 조금 더 갈수는 있지만 감히 정상까지 뛰어가겠다는 욕심은 버린지 오래 되었습니다. '좀 걷다 뛰어야지'라고 마음먹고 오르지만 몸이 말을 안듣습니다.

 

정상에 도착하고 나서야 한숨 돌리고 내리막은 내키는 대로 뛰어 내려옵니다. 거칠 것 없이 내려오는 20여분은 정말 신나게 내려옵니다.

 

어쨌건 처음 목표로 세웠던 시약산 정상까지 뛰는 폼으로 오르기는 언젠가부터 잊어 버렸습니다.

 

불과 어제만 하더라도 새로운 PR에 스스로 기뻐하기는 했습니다만...

시속 8km를 넘었으니 대단하군...이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후후

 

하지만 어제도 3km 이후는 거의 걸어서 정상까지 올라갔었습니다.

그래프에도 나타나있지만 3km 이후 기록이 거의 10분대입니다. 물론 경사도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속도이긴 합니다.

 

...

 

오늘도 저녁 식사 후 좀 쉬다가 모처럼 핏짜레칭을 했습니다. 장거리 산행 외에는 잘 안하는데 괜히 하고 싶더군요.(저도 많이 게으릅니다. 하하)

 

운동 전후에는 핏짜레칭이면 충분하다

http://thankspizza.tistory.com/95

 

그리고 평소에는 K2 아라곤 중등산화를 신고 운동을 합니다만 오늘은 미즈노 웨이브 런닝화를 신고 나섰습니다.

 

집 앞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면서 엔도몬도를 스타트 하며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신발이 가벼워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 조금 빠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구덕운동장까지(약 2km)는 가벼운 오르막이라 적당히 달려갑니다. 횡단보도 두 군데서 잠시 멈춘거 말고는 아주 잘 달렸습니다. 

 

구덕운동장에서 꽃마을, 시약산 정상은 드문 드문 가벼운 오르막도 있지만 대부분이 경사도가 심한 편입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81번 회차지까지는 뛰어가지만 그 이상은 거의 걷기 시작합니다.

 

오늘도 매번 그랬던 것처럼 그럴려고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더 잘 달려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달리기로 하고 계속 올라 갔습니다. 이 곳에서 꽃마을까지는 경사도가 매우 심한 편입니다. 페이스를 조절하며 오릅니다. 호흡이 부족해선 안되기에 고개를 들고 거친 숨을 입과 코 모두를 이용해 크게 들이 마시고 내뱉고를 반복합니다. 급경사에 다리가 잘 들려지지 않았지만 페이스를 늦추며 잘 버텼습니다. 꽃마을 마을버스 정류장이 나타나자 갑자기 시약산 정상까지 뛰어 오르겠다는 예전의 목표가 생각납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해보자'라는 생각에 힘을 내어 봅니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르막에서 체력을 보충하며 경사가 심한 오르막은 페이스 조절을 하며 쉬지 않고 뛰어 오릅니다. 몸 상태는 수시로 체크하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5km 지점을 지나며 '이제 진짜 정상까지 뛰어 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새삼 흥분됩니다.

 

승학산, 자갈마당, 시약산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힘든줄도 모르고 기운이 납니다. 조금 전부터 양발 엄지, 검지 발가락과 발바닥에 마취약이라도 맞은 것처럼 마비되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허리가 아프거나 신경이 눌린 것도 아니고 뭘 잘 못 밟은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양발이 다 마비 증세라니... 심하진 않지만 매우 찝찝합니다.

 

드디어 구덕산에서 시약산으로 넘어가는 길입니다. 짧지만 출발 이후 지금까지 긴 오르막 이후 첫 내리막입니다. 지금껏 계속 올라온다고 골반을 펼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골반을 쭉쭉 뻗으며 내리막을 시원스레 내려갑니다.

 

그러니 갑자기 양발의 마비 증세가 사라집니다. 아마 장시간 긴장된 상태로 오르다보니 발바닥까지 피가 제대로 통하지 못해서 마비 증세가 온 것 같습니다.

 

후첨: 이러한 증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잠시 발가락을 굽히고 뛰기를 반복하거나 발을 쭉 뻗는 형태의 달리기를 반복하여 동작에 변화를 주면 도움이 됩니다.

시약산 정상앞에서(오늘 찍은 사진은 아님, 오늘은 사진 찍을 여유 노노)

 

시약산 기상대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도착해서의 기록 따위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드디어 시약산 정상까지 쉬지 않고 뛰어서 올라오다니...

 

이런 감정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카타르시스입니다.

 

내리막도 거침없이 내려갑니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신발이 가벼워서 그런지 아무도 없는 깜깜한 산길이지만 너무나 상쾌합니다.

 

꽃마을을 지나고 구덕운동장을 지나고 서대신동 시장을 지나고 동아대 부민 캠퍼스를 지나 부산대학병원, 출발지에 도착하였습니다.

https://www.mapmyfitness.com/workout/4849759582

 

기록은 1시간 20분 58초, 9.13km/h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5km와 6km때의 기록을 보면 걸어올라간 전날은 10분 14초, 10분 01초인데 오늘의 기록은 9분 40초, 9분 49초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빨라지리라 기대합니다만 오늘은 단지 작년에 목표로 삼았던 '시약산 정상까지 뛰어 올라가기'를 달성했다는 즐거움에 빠져 있기로 합니다.

 

운동은 즐겁습니다.

 

 

 

참고로 상의 윈드스토퍼 티셔츠, 하의 밀레 쉘러 다이나믹(여름용), 신발 미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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