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생리학

등산 행동식, 얼마나 먹는 것이 좋을까?

등산바이블 2017. 4. 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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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Sunset after a Storm on the Coast of Sicily Artist:Andreas Achenbach

 

지난 글에서 등산시 행동식으로 어떤 것을 먹는 것이 좋을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 드렸습니다.

 

등산 행동식, 무엇을 먹는 것이 좋을까?

http://thankspizza.tistory.com/334

 

1. 영양 성분표를 잘 보자

2. 섭취하는 음식으로 특별한 기능을 기대하지 말자(고가의 파워젤 같은 제품이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3. 충분히 먹자

4. 비타민, 미네랄 등은 별도로 섭취하자(종합 비타민제)

5. (본문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산소를 충분히 섭취하자

 

라는 결론과 '단백질은 운동 할 때 에너지원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방은 이미 체내에 충분히 있습니다.'는 내용과 '일반적인 산행에서 단백질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산행 중 식사(점심 식사)와 산행 후 충분히 보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거리 산행에서는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내용을 언급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산행에서는 위의 이야기처럼 탄수화물 위주의 행동식이면 아마 충분할 것입니다.(물론 먹는 즐거움을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겠죠.)

 

이번에는 얼마나 먹는 것이 적당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파워운동생리학 8판 표4.2 체중 70kg(체지방률 20%)인 건강한 남성의 탄수화물, 지방의 주요 저장 부위

 

위의 표에 따르면 체지방률 20%인 70kg의 건강한 남성의 경우 고탄수화물 식이의 경우 700g, 저탄수화물 식이의 경우 340g, 혼합 식이의 경우 420g의 체내 탄수화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양은 당일 식사량 및 이전 수 일간의 식사량, 평소 운동량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혼합 식이를 하는 경우(체내 탄수화물 양 420g)로 가정하여 이야기를 이어나가겠습니다.

http://u-health.dobong.go.kr/hcal/metabolism.asp

 

그리고 상기 조건의 기초 대사량은 1735kcal입니다.(편의상 1800kcal로 가정)

 

운동 강도와 탄수화물, 지방의 이용 비율 그래프

 

위의 그래프까지 준비했으니 이제 등산을 가보겠습니다.

 

전날 저녁을 오후 7시에 먹었습니다.(식사 후 체내 탄수화물 양: 420g) 그리고 아침 7시에 등산을 위해 집에서 나왔습니다.

 

이 때 서둘러 나온다고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나왔다면 12시간 동안의 기초 대사량인 900kcal를 소비했을 것입니다. 기초 대사량 정도의 운동 강도를 VO2max 10%로 가정하면 탄수화물과 지방의 소비 비율은 3:7정도 입니다. 그러면 탄수화물 270kcal(67.5g)를 소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산하면 현재 체내 탄수화물의 양은 352.5g(420-67.5)입니다.

 

그리고 3시간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하였다면 또 3시간 정도의 기초 대사량(탄수화물 67.5kcal(16.9g))을 소비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면 현재 체내 탄수화물의 양은 335.6g(352.5-16.9)입니다.

오늘의 코스는 금백종주입니다. 양산 다방리 계석마을에서 시작하여 장군봉까지의 약 5km 오르막 구간이 하이라이트입니다. 이 구간의 난이도는 중상급이며 1시간 30분 정도면 빠르게 오르는(운동 강도가 강한) 편입니다.

위의 표는 일반적인 달리기와 등산에 대한 칼로리 소모량에 대한 계산 결과입니다.(배낭 무게를 5kg으로 가정하여 계산)

 

1시간 30분 등산에 972kcal가 나왔는데 이는 일반적인 등산(장군봉 이후 만남의 광장까지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평탄한 코스를 평속 2km/h 내외의 가벼운 운동 강도)의 경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장군봉까지(5km) 1시간 30분에 간다면 평균적인 달리기 보다는 운동 강도가 강하고 빠르게 달리기 보다는 약한 정도입니다. 그래서 장군봉까지 오르는 동안 소비한 총 칼로리를 1800kcal로 가정하겠습니다.(운동 강도는 VO2max 80%, 탄수화물과 지방의 소비 비율 8:2로 가정)

 

그러면 계석마을에서 장군봉까지 오르는 동안 탄수화물로 소비하게 되는 칼로리는 1440kcal(360g)입니다.

 

어라??? 계산하니 체내 탄수화물 양이 고갈 후 -24.4g(335.6-360)입니다.

 

이 상태를 해석을 하자면 장군봉에 오르기 전 체내 탄수화물이 완전히 고갈된 것이니 적절한 탄수화물의 보충이 없었다면 장군봉 오르기 훨씬 이전에 위험한 상태에 빠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이동하면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보겠습니다.(평속 2km/h, 2시간 30분 소요 가정)

2시간 30분 동안의 총 소비 칼로리가 1620kcal로 계산되지만 오르막만 이어지는 코스이기 때문에 이 보다는 소비 칼로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운동 강도는 VO2max 50%, 탄수화물과 지방의 소비 비율은 6:4, 총 소비 칼로리는 1800kcal로 가정)

 

그러면 탄수화물로 소비하게 되는 칼로리는 1080kcal(270g)입니다.

 

계산하면 체내 탄수화물의 양은 65.6g이 남아 있습니다.

 

체내에 남아 있는 탄수화물의 양이 얼마 정도 있어야 정상적인 신체활동(운동)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진 못했지만 65.6g은 충분해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봉크(bonk)에 빠진 상태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비교적 운동 강도가 강한 경우(VO2max 80%)와 그렇지 않은 경우(VO2max 50%)의 두 가지 상황으로 여러 가지를 가정하여 운동 강도에 따른 체내 탄수화물 소비량의 변화에 대하여 알아 보았습니다.

시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칼로리 소비는 두 경우 모두 1800kcal로 동일했으나 운동 강도가 강했을 때 체내 탄수화물 소비량이 더욱 빨리 소진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두 경우 모두 추가적인 행동식의 보충이 없었다면 체내 탄수화물의 고갈로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bonk, 저혈당증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체내 탄수화물을 가급적 많이 보유토록 합니다.

1. 아침 식사 및 산행 전 적당한 음식물 섭취 필요

2. 마라톤 선수처럼 카보로딩은 굳이 필요하지 않음(산행 중 행동식을 섭취하기가 용이함)

둘째 탄수화물 소비 감소, 지방 소비 증가

1. 산행 중 적절한 행동식 보급

2. 적당한 운동 강도(페이스 조절)

3. 적당한 운동 강도로 장시간 유지

 

운동 강도라는 것은 개개인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오르막길 평속 2km/h가 누구에게는 VO2max 50% 이하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VO2max 80%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적당한 운동 강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평속과 같은 수치에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VO2max 50% 정도의 운동은 일반적으로 서로 대화가 가능한 조깅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일한 강도로 운동을 한다면 장시간 지속 할수록 탄수화물의 소비 비율은 줄어 들고 지방의 소비 비율은 늘어납니다. 따라서 산행 중 휴식을 취하게 되면 어느 정도 쉬어야 이러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행 중 회복을 위하여 충분히 쉬다가 보면 오히려 신진 대사를 방해할지도 모릅니다.(위의 그래프는 앞서 '운동 강도와 탄수화물, 지방의 이용 비율 그래프'와 연관해서 해석을 하게 되면 첫 시작시 탄수화물과 지방의 소비 비율이 5:5 정도인 것으로 보아 VO2max 30% 정도의 운동을 100분 동안 지속했을 때의 탄수화물과 지방의 대사율 변화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지 추세만 나타낸 그래프 일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을 많이(자주)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지방 소비 비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행동식으로 많이 이용하는 연양갱, 에너지바 등의 경우 20g(80kcal) 정도의 탄수화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정도 탄수화물의 양으로도 페이스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방과 결합하여 300kcal 이상의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혹은 겨우 80kcal 정도만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운동 중 섭취해야하는 행동식의 양은 운동 전 체내 탄수화물의 양과 이를 운용하는 페이스 조절 능력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비교를 통한 경쟁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며 (비록 다이어트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세세한 수치를 따지면서 음식을 섭취하기 보다) 조금 많다고 생각될 정도로 섭취하는 것이 보다 즐겁게 운동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들이 여러 가정을 기반으로 서술 되었고 미처 확인하지 못한 여러 대사 작용도 많기에 아주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유추한 수치들이 정확히 측정된 수치는 아닐지라도 추세에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 포스팅이 여러분의 등산과 운동 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은 에너지원으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백질의 섭취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저의 경우 아무리 일찍 집을 나서더라도 식사를 꼭 합니다. 그리고 들머리에서 준비해간 행동식을 먹고 시작하며 보통 심박수 160bpm 이하(힘들다고 느끼지 않는 정도)를 유지하며 가급적 휴식 없이 산행을 합니다.

 

PS> 장거리 산행의 경우 카보로딩이라고 하기는 부족하지만 가급적 체내 탄수화물을 많이 적재하기 위해 노력하며 들머리로 이동 중과 산행 시작 시 행동식을 보충합니다. 또한 단백질 및 비타민, 미네랄 등의 섭취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산행에서는 이동 중 스트레칭으로도 부족함이 없지만 장거리 산행에서는 '핏짜레칭'을 수시로 합니다.

 

PS> 본 포스팅의 탄수화물, 지방의 대사 작용은 조깅, 걷기 등의 운동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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