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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9일 지난 추석 달맞이 산행기 본문

등산/등산산행기

2013년 9월 19일 지난 추석 달맞이 산행기

핏짜 등산바이블 2014. 3. 7. 23:03

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오늘은 추석이다. 새벽 일찍 일어나 분주하게 서둘렀더니 별 어려움 없이 차례도 지내고 아침식사도 마쳤다. 그리고 이것 저것 줏어먹다 보니 아침부터 너무 배가 부르다. 배가 부르니 앉아 있기 힘들어 누웠다.

눈뜨니 오후 한 시다. 참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 노곤한 몸을 이끌고 또 점심을 먹는다. 참 팔자 좋다~

과일을 먹으며 티브이를 보다 보니 따분하다. 시간은 벌써 오후 세시, 오늘은 추석이니 겸사 겸사 달을 보러 산으로 가기로 한다. 승학산은 낙조를 본지도 오래 된 것 같으니 일타 쌍피, 삼피다.

서둘러 준비를 한다. 모자를 챙기고, 스마트폰을 챙기니 끝이다. 주머니에 카드 한 장 넣고 등산화를 신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아직 햇살이 따갑다. 보통 집 뒤의 천마산을 거쳐 대티역으로 가서 동주대학 후문의 들머리에서 시약산, 구덕산을 거쳐 승학산을 갔다가 꽃마을, 구덕운동장 방향으로 해서 집으로 돌아오지만 오늘은 아주 천천히 딱 승학산에 가서 일몰과 달을 보고 내려오는 힐링 산행을 목표로 했기에 바로 대티역으로 향한다. 물론 대티역까지는 걸어서 간다. 덥다.

대티역 1, 3번 출입구 사이로 접어들자 한적한 느낌이 든다. 머리에서 땀이 흘러 머리띠를 할려고 보니 서둘러 나온다고 손수건도 버프도 없이 나왔다. 젠장 더 천천히 가야겠다. 빨리 해가 졌으면 좋겠다.

슬슬 걷다보니 동주대학 후문 들머리 입구다. 입구에 함부로 막아선 차들을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정자에선 몇몇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얼마 올라오진 않았지만 산이라 시원한 느낌이 든다. 좋다.

다리를 건너 비탈길을 좀 올라오니 약수터에 피티병을 수북이 쌓아놓고 물을 받고 있다. 올 여름 얼마나 가물었던지 항상 콸콸 나오던 물이 아주 찔끔거리고 있다. 먼저 양해를 구하고 물 한잔 마시고 슬슬 발걸음을 옮긴다.

주위 체육 시설에선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철봉에 매달려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아줌마들은 벤치 프레스에 앉아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 무심한 듯 지나쳐 길을 오르는데 계단이다. 계단을 오를 때는 보폭을 넓게 하고 발을 서로 엇갈리게 걷는 호법이 좋다. 그리고 뒷다리를 스트레칭 하듯이 쭉 뻗으며 잠시 텀을 주고 레스트 스텝을 이용하여 오른다. 호법은 보폭이 좁으면 자세가 굉장히 어색해진다. 상체를 조금 숙이고 보폭을 넓혀 한 번에 두 계단씩 오르면 효과가 좋다.

리듬을 타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계단이 끝났다. 별로 아쉽진 않다. 정해진 산길을 따라 또 오른다. 주위에 생각보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적하다. 조금 오르다 보니 벤치가 보인다. 문득 예전에 산 오를 때 생각이 난다. 그 땐 벤치만 보이면 앉아 쉬었다 올랐는데 이제는 별생각이 없다.

천천히 오른다고 하는데도 땀이 흐른다. 아 덥다. 간편하게 다녀오겠다고 손수건 한 장 안 가져 나오다니 참 한심스럽다. 상의를 걷어 땀을 닦으며 오른다. 저 아래 동주대학이 보인다. 조금 올라왔나 보다. 다시금 계단이다. 역시 아까와 마찬가지로 한번에 두 계단씩 호법과 레스트 스텝으로 쭉쭉 뻗으며 올라간다.

전에 친구녀석이랑 산에 오를 때 생각이 났다. 자기 힘들다고 두 계단씩 오르는 날 보고 반칙 이랬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아 이렇게 천천히 올라도 산에 오르는 것은 덥구나. 한 번씩 불어주는 바람에 감사하며, 혹은 불지 않는 바람에 짜증 내며 산을 오른다.

약수터다. 목이 마르진 않았지만 물 한잔 마시고 가기로 했다. 아까보다는 물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 시원하다.

또 다시 계단이다. 산을 다녀보면 계단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난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계단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역시 처음처럼 가볍게 올라간다. 계단을 오를 때 뿐만 아니라 산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보법이건 호흡법이건 리드미컬하게…

계단을 다 오르고 조금 더 걸으니 쉼터인 자갈마당이다. 평소엔 이곳에서 식사도 하고 담소도 나누며 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오늘은 아무도 없다.

이 곳에서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산길로 가면 시약산과 구덕산이 나온다. 물론 경치도 좋다. 하지만 오늘은 가장 쉽게 승학산만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기에 정면의 편한 길로 들어선다.

설렁설렁 가다 보니 해가 생각 보다 많이 누웠다. 시간을 확인하니 5시 20분경이다. 일몰 시간이 6시 20분경이니 한 시간 정도 남았다. 그런데 남아 있는 거리는 대충 3~4Km 이니 너무 천천히 온 것 같다. 잘못하다간 일몰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덥지만 속력을 좀 올리기로 하였다. 앞서 가던 몇 몇 사람들을 지나쳐 가다 보니 덥다. 아~ 오늘은 정말 쉬엄쉬엄 오르려고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안 된다. 

한참을 속도를 내어 오니 승학산 오르기 전 마지막 쉼터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니 여유가 좀 있다. 다시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정상에 멀지 않아서 그런지 바람이 시원하다.

승학산 억새 평원에서는 아직은 파릇한 빛을 간직하고 있지만 서서히 황금빛으로 익어가며 바람을 타고 있다. 햇살에 투영되는 억새 꽃은 참 아름답다.

사진도 찍고 이리 저리 둘러보며 걷다 보니 정말 즐겁다. 오늘 산에 오르길 잘했다.

어느덧 저 멀리 있던 승학산 정상이 이젠 손에 잡힐 만한 위치에 까지 왔다. 아까 서두른 덕에 일몰에 늦지 않게 도착할 듯하다. 정상에 오르기 전 마지막 계단이다. 역시나 가볍게 오른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자 펼쳐지는 부산 앞바다는 역시 아름답다. 하지만 조금 더 올라가 정상에서 보는 모습은 더욱 아름다우리라.

벌써 태양은 붉은 빛을 내며 가라 앉는 중이다. 얼마 남지 않은 정상을 빠른 걸음으로 올랐다. 늦지 않게 올라왔다. 정상석에는 나처럼 일몰과 보름달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한 쪽 돌무더기에 걸 터 앉아 일몰을 보기로 했다. 천천히 떨어지던 태양은 어느 순간 속도를 내며 순식간에 아름다운 여명만 남기고 사라졌고 뒤를 돌아 보니 보름달은 어느새 떠올라 나를 반겼다.

내 원하는 바가 이뤄지기를 바라며 잠시 달을 보고 서있었다. 이제 곧 어두워질 것을 알기에 서둘러 하산길을 나섰다. 보통 승학산 정상에서는 하단이나 동아대 쪽으로 내려가지만 오늘은 강조했던 바 힐링 산행, 가장 쉬운 승학산 산행이기에 잠시 돌아 내려가 임도를 따라 당리역으로 하산 하기로 했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내려가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앞서 가던 몇 사람을 제치고 고른 숨을 쉬며 한 걸음 한 걸음 정신을 집중해서 내려간다. 약수터에 도착하여 물 한 모금 마시고 임도로 내려 섰다.

이 임도는 당리역까지 연결되어 있기에 별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좀 지루하다. 잠시 뛰다보니 또 약수터다. 목마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한 모금 마셔야지.

고개를 들어 옆을 보니 달이 그 사이 더욱 밝아졌다. 밝은 달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뛰기 시작한다. 한 참을 뛰다 보니 발바닥이 아프다.

참 오랫동안 고생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더 큰 몸을 지탱하며 산행한다고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천천히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발바닥이 아프다니 배신감도 느껴졌다. 이 정도로 발바닥이 아프면 앞으론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참 연약한 발바닥이다. 어떻게 하면 발바닥을 더 단련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기억이 난다.

아. 어제 56Km 산 탔지…!

뭐 이해해줘야지. 발바닥이 아플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계속 뛰어 내려갔다. 먼지떨이장에서 온 몸에 에어건을 쏜 다음에 또 뛰어 내려갔다.

마을버스 정류장이 나왔지만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한참을 뛰어 당리역에 도착했다.

다왔다.

배고프다. 빨리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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