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등산산행기

올 겨울 첫 눈 산행 그리고 내 생애 최고의 눈 산행, 영남알프스 영축산, 신불산

등산바이블 2020. 1.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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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핏짜 김진모입니다.

이번 겨울에 아직 설산(雪山) 구경 못하신 분들 많으시죠?

 

정말 눈이 너무너무 귀한 겨울입니다.

 

저도 12월 마지막 주, 지리산에서 어설프게 눈 구경 한 것 외엔 아직 눈 산행을 하지 못했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서울에 행사 참석차 다녀오느라 산에 오르지 못해 더욱 아쉬움이 컸습니다.

명절 전부터 일기예보만 주시하다 연휴 마지막 날(1/27) 기어코 다녀오고 말았습니다.^^

 

사실 이번 겨울에 눈이 오면 등산바이블 밴드에 번개산행 공지를 올려 함께 다녀오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도저히 공지를 하지 못하겠더군요.

 

가장 먼저 신불산 기온이 영하 1~2도 정도라 눈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 어려웠고 만약에 온다고 하더라도 강우량이 3시간당 10~19mm 정도로 너무 많았으며 무엇보다 바람이 초속 10m 이상으로 비와 함께 하게 될 경우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공지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산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공지하지 않고 홀로 다녀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산행 가는 것 보다는 조금 늦게 집을 나섰습니다.

 

일기예보를 수시로 확인하며 기온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렸지만 최저 영하 2도, 계속 영하 1도여서 눈이 오리라는 확신을 할 수 없어 망설이다 눈이 안오면 비라도 맞고 오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선다고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집에서 지하철까지 가는 동안은 비가 그다지 오지 않았는데 노포동 터미널에 도착하니 꽤나 심상찮게 내립니다.

 

어쨌거나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오늘 산행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며 출발을 기다립니다.

산 정상에는 눈이 온다고 하더라도 비가 너무 오니 우중 산행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오르기로 합니다.

 

미리 준비해온 오버트라우저(방수바지)는 버스 출발 전 시간이 있길래 미리 덧입었습니다.

 

오버트라우저 없이 산행을 했다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르던 중 하산했을 것 같습니다. 그냥 등산 바지로 버틸 수 있는 정도의 비가 아니었습니다. 또한 비에 젖은 바지로 영하의 기온 그리고 강풍...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리고 평소 입고 다니던 고어텍스(류) 자켓은 일단 갈무리하고 우의를 입고 산행을 하기로 합니다.

 

고어텍스(류) 자켓이 비록 방수가 되는 옷이긴 하지만 비가 많이 올 때는 완벽한 방수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젖고 나면 다시 말릴 수도 없으니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올 때는 우의가 짱입니다.^^(물론 적당 수준의 비에는 고어텍스 자켓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본격적인 산행을 위한 들머리에서 정비를 하고 출발합니다.

 

여기까지 오면서도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이 좀 되었습니다만 준비는 잘 하고 왔으니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출발~

사진의 위치는 취서산장을 지나 영축산 정상에서 150m 정도 아래에 있는 곳인데 이제서야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비 후 여기까지 오르면서 사진이 없는 이유는 비도 많이 오는데다 가파른 오르막이 진흙탕이 되어 미끄럽고...

 

취서산장을 지났는데도 눈은 전혀 없고 비만 내리고...

 

만약 공지를 했다면 엄청나게 욕먹으며 오르다 하산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올랐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여기에 눈 흔적이 보이니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이 곳까지 눈이 귀하다 보니 이런 어설픈 상고대(?)에도 눈이 돌아갑니다.^^

여전히 길은 질퍽거리고 눈은 별로 없습니다.

 

정상을 얼마 안남기고 바람을 피해 비와 땀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습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로 무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젖은 옷을 갈아 입는 것만 못합니다.

 

스켈리도 컴프레션 셔츠를 입고 바우데 윈드스토퍼(류) 셔츠를 덧입은 뒤 블랙야크 jkf6001 고어텍스(류) 자켓을 입습니다.

 

그리고 내리던 비는 눈으로 바뀌었지만 기온이 높은 편이어서 눈에 수분이 많아(이게 뭔소리야...눈은 어차피 물이지~^^) 자켓 위에 우의를 덧입습니다.

 

젖은 장갑도 뽀송뽀송한 새 장갑으로 바꾸고 방수가 되는 장갑을 덧낍니다.(미리 스포하자면 (성능 떨어지는) 방수 장갑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로 가득차서 주먹을 쥐며 짜주며 진행해야 했습니다. 대신 젖어 있으니 스마트폰 촬영하기는 좋더군요. 다행히 크게 춥지 않아 별일 없었지 큰일 날 뻔 했습니다.)

 

버프로 바라클라바처럼 안면 마스크도 하고 만반의 준비를 한 후 정상을 향해 걸어갑니다.

상고대 너머 저 멀리 영축산 정상석이 보입니다.

영축산 정상 직전까지 아직 살얼음이고 눈도 서서히 쌓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눈이 없어 실망하기도 했지만 현재 엄청난 바람과 함께 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신나죠~^^

이 곳에서 항상 찍는 시그니쳐 포즈가 있지만 오늘은 찍어 줄 사람이 없으니 대충 셀카 한 장!

 

정상에서 잠시 바람 맞고 놀다 슬슬 신불산으로 이동합니다.

그 사이 눈이 더 쌓인 것 같기도 하고...

얼음 과자도 있고

멋스런 상고대도 있습니다.

정상석을 얼음 과자 상고대와 함께, 한 컷~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지만 괜히 아쉬워 자꾸 돌아봅니다.

여긴 이처럼 평화롭게 보이지만 사실은...

 

https://www.youtube.com/watch?v=zdUXC2tYs3M

살벌하죠~~~^^

아직은 충분히 쌓이지 못한 듯...

 

사실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아서 쌓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바람이 너무너무너무 부니...

https://www.youtube.com/watch?v=ObyUbSqvgO4

이 긴 길을 홀로 걷는데 전혀, 전혀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바람에 실려 내리던 눈이 뺨을 하도 때려서 막고 피하고 걷느라...^^

https://www.youtube.com/watch?v=KpMlPsGsYrU

캬~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 멋진 눈길을 홀로 걷다보니 번개산행 공지를 해서 밴드 친구분들과 함께 했으면 얼마나 즐거울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이 풍경과 모델들이 어우러져 있으면 정말 멋질텐데...

 

하지만 영축산까지의 강한 비 내리는 진흙탕 오르막, 그리고 영상보다 훨씬 더 강한 바람을 생각하니 홀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함께 드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qBfKHS4_cgA

신불재 내려가는 계단부터 신불산까지 원테이크로 찍으려고 생각하고 갔습니다만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손을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너무 손이 시리어서 동상 걸릴 것 같아서 끊었습니다.

 

영상에서도 확인되지만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부는지 몸이 옆으로 밀리더군요.

 

그래서 스틱을 옆으로 찍어 버티며 올랐습니다.

 

원래 이 곳이 바람이 강한 곳이기는 한데 제 몸이 이렇게 밀릴 정도로 불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완전 블리자드(blizzard) 같았습니다.

 

뭐 덕분에 더욱 즐거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y0s2vhUFqo

https://www.youtube.com/watch?v=cC11KzgRryg

https://www.youtube.com/watch?v=ELR-JP5o9VU

바람아 불어라~~~

 

휴대폰 들고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정도...

신불산 정상석 1에 흰 글씨가 예쁘게 박혔습니다.

신불산 정상석 2에는 흰 글씨가 박히는 중...

고요합니다~(사진으로만...)

 

이제 간월재로 내려가서 임도 따라 걷다 웰컴센터로 하산하면 끝입니다.

 

아직 갈 길이 남긴 했습니다만 벌써 아쉽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DFshTGlSXs

이젠 제법 발이 묻힐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더욱 많이 쌓이겠지요.

 

오늘은 정말 아무도 없습니다.

 

온통 하얀 설국 속에 오직 저와 저의 발자국만이 자연의 것이 아닙니다.

 

이 곳에는 쏟아지는 눈과 휘몰아치는 바람으로 블리자드를 연상케 하는데 아래에는 겨울 비라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큰 비가 내리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비 때문에 아무도 이 곳을 오르려고 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최고의 설산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 처음이자 최고의 눈 산행입니다.

어디로 가라는 거냐~

https://www.youtube.com/watch?v=KGYkV2JcWB4

평소에는 돌길 위로 가는데 바람도 너무 강하고 눈도 내렸으니 왼쪽 아래로 내려서서 조심조심~

https://www.youtube.com/watch?v=4ekO2SI6D1E

 

https://www.youtube.com/watch?v=Rrj_0JRHrdk

https://www.youtube.com/watch?v=RLgBI7wmlT0

눈이 쌓인 계단 내려가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허리에 힘, 무릎 살짝 굽히고 설렁설렁~

 

스틱도 적당한 위치에 살짝살짝 찍으면서~

 

가볍게 가볍게 내려가면 됩니다.

 

참 쉽죠~^^

여기는 사진으로도 바람이 느껴지시죠~

그래도 영상이~^^

 

캬 좋다 좋아~~~

간월재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간월재는 아직 눈이 쌓이지 않았습니다.

 

뭔지 모르겠는데 시원섭섭합니다.

여기는 이제 의자 옮기고 텐트 치지 말라고 의자를 못 옮기게 고정시켰네요.

세찬 물소리를 들으니 홍류폭포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nWMTsZOb44

여름에도 이 정도로 힘찬 폭포를 보기 어려운데 완전 계탄 기분입니다.

 

황홀할 정도입니다.

 

오늘 산행의 마무리로 최고입니다.

웰컴센터에 도착해서 우의와 오버트라우저를 벗고 옷도 다시 갈아 입습니다.

 

이제 움직임이 적으니 뽀송뽀송한 새옷을 입어야 안춥게 버티겠죠.

 

정비를 마치고 버스 타러~

(구)언양버스터미널로 가기 위해 정류소에서 기다립니다.

 

뭐 여긴 비가 퍼~ 쏟아~ 여튼 내리고 있습니다.

무슨 겨울비가...

 

비 내리는 (구)언양버스터미널에서 노포동 가는 직행을 기다려야죠.

집으로...

 

이번 포스팅의 제목을 좀 웃기지만 '내 생애 최고의 눈 산행'이라고 했는데 무엇보다 단 한 명도 없는 최고의 설산을 완전 전세내어 나 홀로 누렸다는 것과 블리자드를 방불케 하는 눈보라를 마음껏 즐기기도 했고 좋아하는 우중 산행(물론 겨울은 아니지만)도 원없이 즐겼으니 가히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겨울에 즐기는 홍류폭포도 아주 멋진 기억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눈보라 치는 산행이나 비와 함께 눈을 경험하는 경우는 많더라도 아무도 없는 산을 전세내는 산행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겨울, 즐거운 눈 산행 꼭 즐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녀온 트랙은 아래의 GPX 파일을 참고하세요.

핏짜 영축산 신불산 눈산행_20200127.gpx
0.25MB

 

등산지 산행 전 날씨 확인하는 법, 기상 정보 보는 법, 바람의 세기와 체감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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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등산 필수품 아이젠 구입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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